오세근, 정규리그·올스타전 이어 챔프전까지 MVP 독식(종합)

입력 2017-05-02 22:24
오세근, 정규리그·올스타전 이어 챔프전까지 MVP 독식(종합)

신인 시절 2011-2012시즌 이후 5년 만에 챔프전 MVP 복귀

"동료 선수들과 함께 뛰어 받은 상…쌍둥이 아빠로 책임감 갖고 뛰었다"



(서울=연합뉴스) 김동찬 기자 = 안양 KGC인삼공사의 센터 오세근(30·200㎝)이 올 시즌 프로농구의 주인공으로 우뚝 섰다.

오세근은 2일 서울 송파구 잠실실내체육관에서 끝난 2016-2017 KCC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에서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됐다.

기자단 투표 결과 오세근은 87표 가운데 77표를 얻어 챔피언결정전 '최고의 선수'가 됐다.

인삼공사를 정규리그와 챔피언결정전 통합 우승으로 이끈 오세근은 이번 시즌 정규리그와 올스타전, 챔피언결정전 등 MVP를 휩쓸었다.

이는 2007-2008시즌 김주성(동부) 이후 프로농구 사상 두 번째 'MVP 3관왕'이다.

오세근은 신인 시절이던 2011-2012시즌 챔피언결정전 MVP를 받은 이후 5년 만에 다시 챔피언결정전에서 가장 빛나는 활약을 펼친 선수로 선정됐다.

챔피언결정전 MVP에 두 번 이상 뽑힌 선수도 양동근(3회·모비스), 김주성(2회)에 이어 오세근이 세 번째다.

오세근은 2012년 데뷔 시즌에 챔피언결정전 MVP의 영예를 누렸으나 이후 굴곡이 많았던 선수다.





바로 다음 시즌인 2012-2013시즌 발목 부상 등의 이유로 한 시즌을 통째로 쉬어야 했다.

2013-2014시즌 코트로 돌아왔으나 '예전만 못하다'는 평이 뒤따랐다.

그도 그럴 것이 신인 시절 정규리그에서 평균 15점, 8.1리바운드를 기록했으나 2년 만에 복귀해서는 9.5점에 5.3리바운드로 성적이 전체적으로 내림세를 보였기 때문이다.

이 시즌을 마치고 입대한 오세근은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 금메달로 병역 혜택을 받아 입대 6개월 만에 조기 전역하는 행운을 누리기도 했다.

그러나 2015년에는 대학 시절 스포츠 도박을 한 혐의로 KBL로부터 20경기 출전 정지 징계를 받았다.

데뷔 첫해 우승과 챔피언결정전 MVP를 시작으로 이후 '부상-복귀-부진-입대-조기 전역-도박징계' 등 말 그대로 롤러코스터와 같은 농구 인생이었다.

절치부심한 오세근은 이번 시즌 정규리그에서 데이비드 사이먼과 함께 골밑을 지키며 평균 14점, 8.4리바운드를 기록, 신인 시절 이후 가장 좋은 성적을 냈다.

팀 동료 이정현과 함께 치열한 MVP 경쟁을 벌인 끝에 첫 정규리그 MVP 영예를 안은 오세근은 챔피언결정전에서도 변함없는 활약을 펼쳤다.

특히 외국인 선수 키퍼 사익스가 1차전 도중 발목을 다쳐 2차전부터 결장하는 어려운 상황에서도 삼성 외국인 선수인 마이클 크레익을 막아내며 팀 우승을 위한 궂은일을 도맡았다.

4차전에서는 왼손을 다쳐 8바늘을 꿰매고, 5차전 도중에는 크레익의 팔꿈치에 가슴 부위를 맞아 흉부 미세 골절까지 당했다.

그러나 보호대를 착용하고 출전한 2일 6차전에서도 21점, 7리바운드로 변함없는 활약을 펼치며 팀 승리에 힘을 보탰다.



5년 만에 다시 챔피언결정전 MVP로 '부활'한 오세근은 이번 시즌을 마친 뒤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는다.

'제2의 전성기'를 열어젖힌 오세근의 주가가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오르기 시작했다.

오세근은 "혼자 잘한다고 MVP를 받는 것이 아니다"라며 "이정현, 사이먼, 양희종 다 잘해서 내가 대신 받은 상"이라고 몸을 낮췄다.

그는 "시즌 개막에 앞서 쌍둥이 아빠가 됐는데 한 가정의 가장으로서 책임감을 갖고 힘을 낸 것 같다"며 "오늘 눈물이 안 날 것 같았지만 내가 감수성도 풍부하고 은근히 마음이 여리다"고 어색하게 웃었다.

"농구 인생이 롤러코스터같이 주마등처럼 지나가더라"며 눈물의 의미를 내비친 오세근은 부상 부위에 대해 "진통제를 먹어 경기 도중에는 모르과 뛰었는데 처음에는 숨도 못 쉴 정도로 고통스러웠다"고 털어놨다.

FA 전망에 대해 묻자 "쌍둥이 아빠다. 잘 부탁드린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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