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 "브렉시트협상은 '단합된 27' 대 1의 힘든 협상"

입력 2017-05-02 20:01
메이 "브렉시트협상은 '단합된 27' 대 1의 힘든 협상"

메이, EU 집행위원장에게 "이혼합의금 75조원 낼 이유 없다"

EU 집행위원장 "EU는 아무때나 떠날 수 있는 골프클럽 아니다"

(런던=연합뉴스) 황정우 특파원 =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가 유럽연합(EU) 탈퇴 협상은 단합된 27개국을 상대해야 하는 힘든 협상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메이 총리는 2일(현지시간) 영국 남서부 데번에서 6·8 조기총선 유세 연설을 통해 강력한 협상력을 가질 수 있도록 표를 달라고 호소할 예정이라고 현지 지역신문 웨스트모닝뉴스가 사전 입수한 연설문을 인용해 보도했다.

메이 총리는 연설에서 "최근 며칠간 봐온 대로 협상은 쉽지 않을 것이다. 협상은 힘들 것"이라고 말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협상 테이블 맞은편에 자신들을 위한 협상을 타결하려는 결의로 단합된 27개 EU 회원국이 앉아있다"며 "영국 국익을 위한 협상을 타결하려면 우리 역시 똑같은 단합이 필요하다"고 호소할 예정이다.

메이 총리는 EU를 떠나면서 EU 단일시장과 관세동맹에서도 떠나는 이른바 '하드 브렉시트'를 추구하겠다고 천명했다.

그는 '하드 브렉시트'에 대한 야권의 반발이 지속되자 조기총선을 전격 요청했다.

하드 브렉시트 등 자신의 브렉시트협상 전략에 대한 국민의 위임을 직접 확보함으로써 강력한 협상력을 손에 쥐기 위해 승부수를 던졌다는 평가가 일반적이다.

현재 여론조사들은 한결같이 메이가 이끄는 집권 보수당이 하원 과반의석을 대폭 늘리는 압승을 거둘 것이라는 예측을 내놓고 있다.

한편 메이 총리가 지난달 27일 런던 총리 집무실에서 장-클로드 융커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과 미셜 바르니에 EU 집행위 브렉시트 협상대표와 만난 자리에서 이른바 '이혼합의금'으로 600억유로(약 75조원)를 지불할 아무런 이유는 없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일간 텔레그래프가 이날 보도했다.

이에 융커 위원장은 EU는 회원들이 아무 때나 떠날 수 있는 "골프클럽이 아니다"고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고 신문은 보도했다.

앞서 독일 일간 알게마이네차이퉁(FAZ)은 융커 위원장이 회동을 마친 후 "(협상타결 가능성에서) 이전보다 10배는 더 회의적인 상태로 다우닝가 10(총리 집무실)을 떠난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융커 위원장은 이튿날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에게 전화를 걸어 메이 총리와 대화 내용을 전하며 메이가 "다른 세상에 있다"고 말한 것으로도 알려졌다.

메이 총리는 이 보도에 대해 EU 본부 쪽에서 나온 "가십거리"에 불과하다고 일축했다.

하지만 이날 메이 총리의 유세 연설은 협상 쟁점들에 대한 양측의 뚜렷한 시각차를 인정하고 있음을 내비친다.

양측은 영국 조기총선이 끝난 뒤 오는 2019년 3월을 기한으로 하는 브렉시트 협상을 본격 진행할 예정이다.



jungw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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