獨 내무 "우리는 부르카가 아니다" 우클릭 논란
총선 민심 노렸나…'獨 지배적 문화' 거론 파장
(베를린=연합뉴스) 고형규 특파원 = 독일의 중도우파 기독민주당 소속 토마스 데메지에르 내무부 장관이 "우리는 부르카가 아니다"라며 독일의 독일다움을 표징하는 '지배적 문화(주류문화)'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나서 논란이 일고 있다.
9월 총선을 앞두고 정부의 난민 개방정책에 비판적인 반 난민·반 이슬람 표심을 달래려고 포퓰리즘적인 우클릭을 하는 것 아니냐는 근거에서다.
데메지에르 장관은 최근 일요신문 빌트암존탁에 게재한 장문의 기고문을 통해 "언어, 헌법, 기본권 존중을 넘어서 우리를 다른 이와 구별하게 해주고 내적으로 연결해 주는 것"이라고 '지배적 문화'의 의미를 풀었다.
이어 "우리는 우리의 이름을 말하고, 인사할 때 악수를 하며, 데모할 때 복면 착용을 금지한다"면서 "우리는 열린 사회이고, 우리는 우리의 얼굴을 보이며, 우리는 또한 (이슬람 여성의 전신을 가리는 복장인) 부르카가 아니다"라고 썼다.
그는 나아가 "우리는 과거 우리의 애국심에 문제들이 있었다"며 나치 전체주의 국가 시절의 악몽을 짚고 나서 "그러나 이젠 모든 것이 다 과거가 됐다. 무엇보다 젊은이들에겐 더욱 그렇다"라며 국기와 국가가 애국심을 드러내는 일부라는 것도 거론했다.
대중지 빌트는 특히, 2일 자에서 '무엇이 당신에겐 '지배적 문화'인가요'라는 제목 아래 캠페인성 기사를 싣고 데메지에르 장관의 '지배적 문화 (내용) 10개항 계획'이라고 소개했다.
당장 정치권에선 그가 논란이 따르는 '지배적 문화'를 언급한 이유 중에는 반 난민 정당 '독일을 위한 대안'을 견제하려는 의도도 있는 것 아니냐 하는 관측이 나왔다.
기민당의 대연정 소수당 파트너인 중도좌파 사회민주당의 토마스 오퍼만 원내대표는 "우리 모두에겐 헌법이 있다. 그것이 기본지침이다"라며 '지배적 문화' 같은 별도의 개념이 불필요하다고 지적한 뒤 "우파 포퓰리즘 세력에게 기운 표심을 되돌려 놓으려는 싸구려 시도"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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