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상캐스터 강아랑 "심폐소생술, 이제 자신 있어요"
연합뉴스-심폐소생협회 주관 '심쿵애(愛) 릴레이' 캠페인 네번째 주자
(서울=연합뉴스) 김민수 기자 = "아직도 1분이 지나지 않았나요?", "이 정도면 충분히 되지 않았을까요?", "언제까지 가슴 부위를 계속 압박해야 하나요?"
황금연휴를 잇는 징검다리 첫날인 지난 1일. 서울성모병원 심폐소생술 실습실에 가쁜 호흡과 함께 20대 여성의 앳된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연합뉴스와 대한심폐소생협회가 공동 주관한 '심쿵애(愛) 릴레이' 캠페인에 네 번째 주자로 참여한 KBS 기상캐스터 강아랑씨의 애교 섞인 투정이었다.
현재 아침 뉴스를 통해 기상정보를 제공하고 있는 강씨는 그동안 뉴스로만 접했던 심폐소생술을 직접 배울 수 있게 돼 기쁘다며 열정적으로 교육에 임했다.
"어떤 의인(義人)이 심폐소생술로 전혀 모르던 사람을 길거리에서 살렸다는 기사를 본 적이 있어요. 4분의 기적이라는 심폐소생술을 직접 배울 수 있게 돼 뿌듯해요."
심폐소생협회 관계자들에게 약 30분간 교육을 받은 후 마네킹 실습에 나선 강씨의 첫 점수는 0점. 강씨는 분명히 배운 대로 있는 힘껏 가슴 부위를 압박했는데 점수가 왜 이렇게 나왔는지 모르겠다며 고개를 갸우뚱했다.
이승준 심폐소생협회 홍보간사(명지병원 응급의학과)는 "1분당 100~120회 가슴 정중앙을 정확하게 압박을 해야 하는데 의욕이 너무 앞서서 제대로 누르지 못한 것 같다"며 "팔이 아니라 어깨와 허리 반동을 이용해 침착하게 압박을 하면 지금보다 훨씬 좋은 점수가 나올 것"이라고 조언했다.
이 홍보간사로부터 한 손을 다른 손 위에 깍지를 낀 상태에서 다리를 어깨너비로 자연스럽게 벌린 후 심폐소생술을 시행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가르침'을 받은 강씨가 야심 차게 2차 도전에 나섰지만, 이번에는 기계 오작동으로 또다시 0점을 받았다.
잠시 억울하다는 표정을 지은 강씨는 "앞서 캠페인에 참여하셨던 분들이 몇 점 받으셨는지 모르겠지만, 꼭 그 점수를 넘기고 싶다"고 '전의'를 불태웠다.
손가락에 낀 반지까지 빼고 심기일전한 상태에서 다시 한 번 도전에 나선 강씨의 마네킹 실습 최종 점수는 95점. 3번의 도전 끝에 심폐소생술협회 교육 이수증을 손에 쥔 강씨는 함박웃음을 보이며 주변 사람들에게 심폐소생술의 중요성을 알리겠다고 다짐했다.
강씨는 "심정지로 쓰러진 환자를 더 다치게 할까 봐 두려워서 심폐소생술을 시행할 자신이 없었다"며 "이제 심폐소생술을 제대로 배운 만큼 위급한 상황이 발생하면 언제, 어디서든 적극적으로 활용하겠다"고 말했다.
심폐소생협회에 따르면 심정지 발생 후 1분이 지날 때마다 뇌 기능이 약 10%씩 손실되는데 10분이 지나면 뇌사 직전에 이르게 된다. 다만 4분 이내에 심폐소생술을 시행하면 환자 생존율을 크게 높일 수 있다.
심폐소생술은 먼저 환자의 의식상태를 확인하고 그 즉시 119에 신고를 한 후 구조대원이 도착할 때까지 가슴 압박 30회, 인공호흡 2회를 반복하면 된다.
이때 가슴 정중앙을 1분당 100∼120회의 속도로 성인의 경우 5㎝ 깊이로, 어린이는 4∼5㎝ 깊이로 압박해야 한다.
이 홍보간사는 "심폐소생술은 글로만 배우고, 정작 마네킹 실습을 하지 않으면 제대로 시행할 수 없다"며 "심폐소생협회 홈페이지에서 본인이 원하는 시간과 장소를 선택해 교육을 받을 수 있는 만큼 많은 이들의 관심과 참여 바란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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