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클 윈터바텀 감독 "포로수용소의 일상 보여주고 싶었다"

입력 2017-05-02 17:43
마이클 윈터바텀 감독 "포로수용소의 일상 보여주고 싶었다"

전주국제영화제로 첫 내한…'나인 송즈' 무삭제판도 상영 중

(전주=연합뉴스) 임채두 기자 = "아무리 고통스러워도 일상은 계속된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현대 영국영화의 거장' 마이클 윈터바텀 감독이 베를린국제영화제 감독상을 받은 영화 '관타나모 가는 길'을 들고 처음으로 방한했다.

윈터바텀 감독은 2일 제18회 전주국제영화제 '마스터 클래스'에 참석, 영화 상영 후 이뤄진 관객과의 대화에서 "관타나모 포로수용소의 삶이 아무리 고통스러워도 일상은 계속된다는 걸 보여줬다"며 "포로들이 웃으며 노는 모습을 영화에 담았고, (고통과 웃음) 비율을 맞추는 게 관건이었다"고 말했다.



영화에는 포로 중 한 명이 미국의 가수이자 배우인 '투팍'의 랩으로 잠시나마 수용소에서의 고통을 잊는 장면이 나온다.

이 작품은 영국 청년 4명이 친구의 결혼을 위해 파키스탄으로 향하는 여정을 그렸다.

여정 중 들른 아프가니스탄에서 미군의 공습을 받고, 다른 포로들과 함께 연합군에게 붙잡힌다.

이들은 미군에 넘겨져 관타나모로 끌려가고 탈레반으로 오인받아 2년이 넘는 시간을 수용소에서 보내게 된다.

수용소에 갇힌 채 모멸적인 대우와 가혹한 심문을 받는 장면들은 실제 포로들이 겪었던 당시의 고통을 각색 없이 담아냈다.

윈터바텀 감독은 가족을 떠나온 주인공들이 무혐의로 풀려나 가정으로 돌아가는 모습으로 영화를 갈무리한다.



그는 "가족이 가장 중요하지 않나. (이 영화는) 사람들이 가족을 떠나 여정에 오르고 다시 가족을 만나는 로드무비일 수도 있다"며 "현대인들은 혼자 살아가는 것 같다. 주인공과 가족과의 연결성을 보여주는 것이 중요했다"고 설명했다.

또 "90분 안에 그들이 경험을 모두 보여주는 건 어려운 일이었다"며 "영화에서 보인 장면이 모두 실화이고 전쟁이나 테러가 얼마나 위험한지도 보여주려고 했다"고 덧붙였다.

영국 출신의 윈터바텀 감독은 영화 '쥬드', '인 디스 월드', '코드46', '에브리데이' 등으로 세계의 주목을 받았다.

올해 전주국제영화제에서는 포르노그래피를 연상시키는 장면으로 논란을 일으킨 영화 '나인 송즈'의 무삭제판도 상영 중이다.

d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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