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 카슈미르분쟁 중재 제안에 인도 "파키스탄과의 양자문제"

입력 2017-05-02 14:39
터키, 카슈미르분쟁 중재 제안에 인도 "파키스탄과의 양자문제"

(뉴델리=연합뉴스) 나확진 특파원 = 지난달 대통령 중심제 개헌에 성공해 국내적으로 강력한 권한을 거머쥔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이 인도와 파키스탄의 오랜 분쟁 대상인 카슈미르 영유권 문제에 중재 의사를 밝혔다.

2일 인도 일간 힌두스탄타임스 등에 따르면 전날 인도를 방문한 에르도안 대통령은 출국 전 자국 언론과 인터뷰에서 "카슈미르 문제 해법으로 다자대화가 필요하다"면서 이 문제를 터키가 중재할 뜻이 있음을 밝혔다.



실제로 에르도안 대통령과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의 정상회담에서도 카슈미르 문제는 주요 의제 가운데 하나로 다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인도는 카슈미르 문제는 인도가 파키스탄과 양자 관계에서 해결할 문제라며 터키의 중재 제안을 거절한 것으로 전해졌다.

고팔 바글라이 인도 외교부 대변인은 정상회담이 끝난 뒤 "카슈미르 전체가 인도의 필수불가결한 부분이며 이에 관한 인도의 입장은 명확하다"고 설명했다.

인도 정부는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카슈미르 긴장 완화를 위해 적극적 역할을 할 뜻을 몇 차례 내비쳤을 때도 "인도와 파키스탄 사이 문제는 양자 간에 해결한다는 인도 정부 방침이 변하지 않았다"면서 미국의 중재 움직임에 부정적인 반응을 보인 바 있다.

에르도안 대통령이 카슈미르 문제를 인도 방문길에 제기한 데 대해 일부 인도 언론은 국내적 권한 문제를 해결한 에르도안 대통령이 같은 이슬람 국가인 파키스탄 등을 위해 적극적인 목소리를 내 국제사회에서 영향력을 강화하려는 시도로 분석했다.

타임스오브인디아는 최근 니코스 아나스타시아데스 키프로스 대통령이 1974년 터키군의 침공으로 쪼개진 키프로스가 통일되도록 인도에 협력을 요청한 데 대한 대응조치로 보인다고 전했다.

카슈미르는 이슬람교 주민이 과반수로 힌두교도보다 많지만 1947년 인도와 파키스탄이 영국에서 분리 독립할 때 힌두교 신자인 이 지역 토후국왕의 결정에 따라 인도에 귀속됐다.

이후 인도와 파키스탄은 이 지역 영유권을 놓고 두 차례 전쟁까지 치렀지만, 완전히 해결하지 못한 채 사실상 국경인 통제선(LoC)을 경계로 3분의 2는 인도가, 3분의 1은 파키스탄이 차지하고 있다.

한편, 에르도안 대통령과 모디 총리는 이날 회담에서 양국 교역규모를 2020년까지 100억 달러(11조3천억원)로 확대하기로 목표를 설정했으며 국경을 넘는 테러에 맞서기 위해 협력하기로 뜻을 모았다.

ra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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