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교정당국, 말썽 재소자에 물 공급 중단…사망 불러
(시카고=연합뉴스) 김 현 통신원 = 미국 위스콘신 주 교정 당국자 7명이 규율을 어긴 재소자들에게 '물 공급 중단' 고문을 가하다 사망 사고를 내고, 이후에도 같은 조치를 반복 시행한 혐의로 기소됐다.
위스콘신 주 대배심은 1일(현지시간) 밀워키 카운티 교도소 교도관 5명과 감독관 2명 등 7명에게 재소자 테릴 토머스(당시 38세) 사망 책임을 물어 기소했다.
이들은 작년 4월, 말썽을 일으킨 토머스에게 7일간 물을 끊어 탈수 증상으로 숨지게 한 직후 또 다른 재소자 2명에게 같은 처벌을 내린 혐의를 받고 있다.
토머스는 감방 내 변기에 침대 매트리스를 넣어 방을 물바다로 만들었다는 이유로 급수 중단 조치를 당했다.
다른 두 재소자는 담요로 창문을 가리고, 이를 원위치하라는 감독관의 말에 따르지 않았다가 각각 같은 처벌을 받았다.
그러나 교정국 최고 책임자들은 "물 공급이 전적으로 금지된 지 알지 못했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검시소 측은 토머스가 밀워키 카운티 교도소 내 독방에서 숨진 지 5개월이 지나서야 사망 원인을 '극심한 탈수'로 결론지었고, 검찰은 사망 사고 발생 만 1년 만인 지난달 24일 교정 당국에 형사상 책임을 묻기 위한 대배심을 소집했다.
1일 열린 대배심 심리에 참석한 한 수사관은 재소자들로부터 "토머스가 숨지기 전 며칠간 교도관들에게 '물을 달라'고 간청하는 소리를 들었다"는 증언을 확보했다고 전했다.
검찰은 교도소 기록 일지를 인용, "밀워키 교정 당국은 토머스 사망 6일 만인 작년 4월 30일과 3주 후인 5월 중순에도 또 다른 수감자 2명의 감방에 각각 물 공급을 끊었다"며 급수 중단 조치가 일회성으로 벌어진 일이 아니라 반복된 '고문 유형'이라고 지적했다. 두 재소자가 언제부터 다시 물을 공급받기 시작했는지는 불명확하다.
검찰은 토머스 사망 사고 후 밀워키 카운티 교도소에서 신생아를 포함한 3명이 죽어 나간 사실 등 재소자 처우에 주목했다.
토머스의 가족은 교정국 총책임을 지고 있는 데이비드 클라크 셰리프국장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으며, 시민단체들은 클라크의 사임을 촉구하고 있지만, 클라크 등 고위 인사는 기소 대상에서 제외됐다.
토머스는 작년 4월 총기 사용 혐의로 경찰에 체포됐다. 당시 가족들은 그가 양극성 장애를 앓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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