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쟁 때 일본으로 건너간 족보, 67년만에 귀향

입력 2017-05-01 19:13
한국전쟁 때 일본으로 건너간 족보, 67년만에 귀향

재일교포 마쓰무라 씨, 국립중앙도서관에 기증

(서울=연합뉴스) 박상현 기자 = 한국전쟁 때 일본으로 건너갔던 족보와 조선시대 고서적이 67년 만에 고국으로 돌아왔다.

국립중앙도서관은 재일교포 마쓰무라 마사미(松村雅美, 51, 한국명 정아미) 씨가 집안에서 간직해온 고문헌 7점을 지난달 21일 기증받았다고 1일 밝혔다.

이들 책은 마쓰무라 씨의 외조부인 고(故) 신재호 씨가 경남 하동에서 1950년 일본으로 갈 때 가져갔던 것이다. 이후 신씨의 딸인 고(故) 신애자 씨를 거쳐 마쓰무라 씨가 소장하게 됐다.

도서관이 기증받은 책은 '영산신씨파보'(靈山辛氏派譜) 2책, '영산신씨세계'(靈山辛氏世系) 2책, '영산신씨가승'(靈山辛氏家乘) 1책 등 영산신씨 족보 5책과 '개국정사좌명공신회맹문'(開國定社佐命功臣會盟文) 1책, '종부지증'(種付之證) 1책이다.

이 가운데 1904년 나무활자로 찍은 '영산신씨파보'는 영산신씨 중정공(中正公)파의 족보로 국내에는 없는 유일본이라고 도서관 측은 설명했다.

또 1791년에 찍은 목판본인 개국정사좌명공신회맹문은 조선을 건국하고 이방원이 왕위에 오르는 데 공을 세운 개국·정사·좌명공신들이 1402년 회맹제를 지내고 단결을 맹세한 내용을 담고 있는 책이다. 좌명공신 중에는 영산신씨인 신극례(?∼1407)도 포함돼 있다.

1918년에 출간된 종부지증에는 소의 종자에 대한 기록이 실렸다.



마쓰무라 씨는 "조상의 이름이 새겨진 족보는 한국으로 돌려드리는 것이 도리인 것 같았다"고 기증 배경을 설명했다.

국립중앙도서관 관계자는 "해외 고문헌 조사는 대부분 정부와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해서 동포들이 가진 자료는 파악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며 "동포들이 소장하고 있는 자료에 대해서도 체계적으로 조사를 시행하겠다"고 말했다.

psh5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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