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 경제차관 "독일무기 수입 더는 안 원해"(종합)
사우디 찾은 메르켈, 예멘 공습 중단·여권 신장 촉구
(베를린·테헤란=연합뉴스) 고형규 강훈상 특파원 = 사우디아라비아 정부가 독일로부터 더는 무기 구매를 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모하메드 알 투와이지리 사우디 경제차관은 주간 슈피겔 최신호 인터뷰에서 "독일의 정치적 사정을 잘 안다"면서 "더는 새로운 무기판매 요청으로 독일 정부에 문제를 안기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고 공영 국제방송 도이체벨레가 인용했다.
그는 "사우디로서는 독일이 가장 중요한 경제파트너 국가의 하나가 되기를 원한다"면서 "무기 거래를 두고 옥신각신 하는 것보다 독일과 그런 관계를 만드는 것이 우리에겐 훨씬 더 중요하다"고 부연했다.
독일 국내적으로는 사우디 등 일부 중동국가에 무기를 판매하는 것이 수년 동안 큰 논란의 대상이 됐다.
도이체벨레는 사우디의 인권 상황이 나쁘고, 사우디가 참여 중인 예맨 내전에서 무기가 오용될 수 있는 것이 논란의 주요 배경이었다고 설명했다.
특히, 독일 정부는 특정 국가의 반대 세력 공격이나 내전에 사용되지 않게끔 확인한 뒤 무기 수출을 허가한다는 입장을 밝혔으나 이것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았다는 지적이 있었다.
지난달 31일부터 이달 1일까지 사우디를 방문한 앙겔라 메르켈 총리는 살만 사우디 국왕을 만나 예멘 공습을 중단하라고 촉구하면서 "군사적 해법이 있으리라 보지 않는다"라고 강조하고, 유엔이 주도한 외교적 해법에 기대감을 표했다.
사우디는 2015년 3월 공군과 지상군을 동원해 이란과 가까운 예멘 시아파 반군을 공격하면서 무력개입했다.
메르켈 총리는 살만 국왕, 모하마드 빈나예프 제1왕위계승자 겸 내무장관, 모하마드 빈살만 제2왕위계승자 겸 국방장관을 차례로 회동해 사형제와 반정부 인사의 석방 등 인권 문제도 거론했다.
이어 사우디 여성 기업인들과 만나 "몇 년 전보다 사우디가 변화하고 있다는 인상을 받았다"면서도 "(사우디에서) 남녀가 평등해지기까지는 갈 길이 아직 멀다"고 지적했다.
두 정상은 테러에 공동 대처하고 7월 독일 함부르크에서 열리는 G20 정상회담 의제에 대해서도 논의했다.
양국은 독일군사학교와 경찰학교의 교관이 사우디 장교와 여자경찰을 위탁교육하는 데 합의했다.
메르켈 총리가 사우디를 방문한 것은 2010년 이후 7년만이다.
메르켈 총리는 사우디를 떠나 1일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를 정상방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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