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전자기기 보급 늘면서 폐기물 재자원화 강조
휴대전화·컴퓨터 등 보급·유통 확산
(서울=연합뉴스) 지성림 기자 = 북한의 최신 학술잡지에 전자쓰레기 재자원화를 강조하는 내용의 논문이 실려 눈길이 쏠린다.
이는 최근 북한에서 휴대전화와 컴퓨터 등 전자기기가 빠르게 보급되는 현실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연합뉴스가 입수한 김일성종합대학 학보 2017년 1호에는 '경제생활에서의 재자원화'라는 제목의 논문이 실린 것으로 3일 확인됐다.
해당 논문에서 저자는 "전자제품 폐기물, 전자오물(쓰레기)은 일반 오물과 달리 매몰하거나 소각하면 토양과 물, 공기를 오염시킬 수 있다"며 전자쓰레기 재자원화의 필요성을 주장했다.
이어 전자쓰레기 회수의 장점에 대해 "전자오물에서 회수한 폐강(못쓰게 된 강철)으로는 새 강재를 대신할 수 있으므로 86%의 공기 오염, 76%의 물 오염을 줄일 수 있으며 40%의 물을 절약할 수 있다"고 소개했다.
논문은 전자쓰레기에 포함된 플라스틱의 재활용 방법도 구체적으로 소개하며 "재자원화의 의의는 자원에 대한 수요를 보장하면서도 자연자원 고갈문제를 해결할 수 있게 한다는 데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지식경제시대에 와서 사람들의 전자제품 사용량이 늘어나면서 동시에 전자제품 폐기물들이 대량으로 늘어나고 있다"며 "그것은 컴퓨터와 같은 전자제품들은 갱신주기가 일반 기계설비에 비해 현저히 짧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논문은 전자쓰레기에 고무나 유리, 플라스틱, 금속 등 재활용할 수 있는 성분이 많다며 "금속의 품위나 수량, 종류를 놓고 보아도 전자오물은 매장량이 풍부한 '광물자원'"이라고 강조했다.
논문은 "전자회로판 1t에서 약 200g의 금을 얻을 수 있다"거나 "자연계에서 금 30g을 채취하는 데는 300달러가 필요하지만, 전자오물에서 같은 양의 금을 회수하는 데는 10달러밖에 들지 않는다"는 등 구체적인 수치까지 제시하며 재자원화의 경제적 효과를 부각했다.
북한이 이처럼 전자쓰레기의 재자원화를 특별히 강조하는 것은 최근 북한 사회에서 휴대전화를 비롯한 전자기기가 급속히 확산하는 것과 연관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북한에서 휴대전화 이용자는 이미 2015년 말에 300만 명을 넘어선 것으로 알려졌다. 또 현재 북한에서는 데스크톱·노트북 컴퓨터 등의 유통이 매우 활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대북 소식통은 3일 "2000년대 초중반부터 북한 전역에서 TV와 DVD 플레이어 등이 대대적으로 유통돼 현재는 웬만한 농촌집에도 다 TV가 있다"며 "2000년대에 TV를 유통하던 상인들이 지금은 컴퓨터 도·소매상으로 탈바꿈했다"고 전했다.
앞서 미국 자유아시아방송도 지난달 대북 소식통을 인용해 "평양, 평성, 청진 등의 대도시에는 10가구당 2가구꼴로 컴퓨터를 가지고 있고 일반 관공서에는 거의 다 컴퓨터가 있다"며 "북한 무역기관들이 중국에서 생산된 DELL이나 HP 상표가 붙은 중고 컴퓨터를 대량 수입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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