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하대 발전기금 130억원 투자 손실…검찰 수사 착수(종합)
조양호 회장·최순자 총장 등 피고발인 소환 조사 예정
(인천=연합뉴스) 손현규 기자 = 대학발전기금 130억원을 계열 회사인 한진해운 회사채에 투자해 손실을 본 인하대학교에 대해 검찰이 본격적인 수사에 착수했다.
인천지검은 지역 시민단체인 인천평화복지연대가 지난달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과 최순자 인하대 총장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 혐의로 고발한 사건을 형사1부에 배당했다고 1일 밝혔다.
피고발인에는 조 회장과 최 총장 외 인하대 전·현직 사무처장 2명도 포함됐다.
검찰은 이날 오후 인천평화복지연대 관계자를 고발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검찰은 고발인 조사를 통해 각종 증거 자료를 확보한 뒤 조 회장과 최 총장 등 피고발인 4명도 소환 조사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인천평화복지연대는 고발장에서 "인하대 재단(학교법인 정석인하학원) 이사장인 조 회장과 최 총장 등이 업무상 임무를 위배해 한진해운 회사채를 매입했다가 학교에 130억원의 손해를 입혔다"고 주장했다.
인하대가 매입했다가 휴짓조각이 된 한진해운 회사채는 전임 총장 시절인 2012년 7월 매입한 50억원어치와 최 총장 취임 직후인 2015년 6·7월 사들인 80억원어치다.
인천평화복지연대는 올해 2월 법원에서 최종 파산 선고를 받은 한진해운의 회사채 평가손실률이 2015년 12월 -5.32%, 지난해 4월 -10.17%, 7월 -35.34% 등으로 급등하는 추세였음에도 인하대가 해당 채권을 매도하지 않아 투자금을 전혀 회수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인하대는 한진해운 파산 이후에도 이런 사실을 공개하지 않다가 올해 2월 말 연합뉴스 보도를 통해 공개되자 한진해운 회사채 매입이 총장 책임 아래 이뤄졌으며, 조 회장이 이사장으로 있는 인하대 재단과 무관한 결정이었다고 해명했다.
인하대 학생과 교수, 직원 등 400여명은 이날 오후 인하대 학생회관 앞에서 집회를 열고 최순자 총장의 퇴진을 거듭 촉구했다.
박우상 교수회 의장(전자공학과 교수)은 집회에서 "최 총장이 대학 구성원들의 엄중한 사퇴 요구를 무시한채 버티고 있다"면서 "이제라도 총장 자리에서 물러나 성실하게 검찰 조사를 받고 민·형사상 책임을 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앞서 인하대 교수회와 직원노조는 지난달 총회에서 각각 93.5%, 99%의 찬성률로 총장 퇴진을 의결하고 지난달 말까지 사퇴할 것을 공개적으로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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