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무공무원 사찰 혐의' 스위스 정보기관원 독일서 체포

입력 2017-05-01 13:35
'세무공무원 사찰 혐의' 스위스 정보기관원 독일서 체포

탈세 관련 스위스 은행 고객정보 담긴 CD 거래 파악 목적

(서울=연합뉴스) 최병국 기자 = 스위스 정보기관원이 독일에서 세무공무원을 사찰한 혐의로 체포돼 조사받고 있다고 독일 일간지 디벨트가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디벨트에 따르면 다니엘 M으로 알려진 스위스 남성(54)은 스위스 은행들에서 누출된 탈세 관련 정보가 담긴 콤팩트디스크(CD) 구입자와 경로 등을 파악하기 위해 그동안 독일 프랑크푸르트 등 금융가에서 활동했다.

이 남성은 2012년부터 스위스 연방정보국(NDB)을 위해 일한 것으로 알려졌다.

독일 연방범죄수사국(BKA)은 최근 그가 묵은 호텔방은 물론 여러 아파트와 사무실 등을 압수수색했다.

독일 여러 주의 세무당국은 스위스와 리히텐슈타인에 돈을 숨겨 탈세하는 독일인들을 파악하기 위해 두 나라 은행들에서 흘러나온 고객 정보를 2006년부터 거액을 주고 사들였다.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NRW) 주 정부가 2010년 이후 관련 정보 제공자에게 준 대가만 해도 1천790만 유로(약 223억 원)나 된다. 그 대신에 NRW 주가 이 정보를 바탕으로 추가 징수한 세금은 70억 유로(약 8조7천100억 원)에 달해 '남는 장사'를 했다.

스위스 측은 자국 은행 자료는 도둑맞은 것이며 독일 주 정부들이 이를 사는 것은 불법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독일 측은 독일 사법부뿐만 아니라 유럽사법재판소(ECJ)도 탈세 정보를 합법적 방법으로 입수하는 것에 문제가 없다는 판결을 내렸다며 반박하고 있다.

그러나 독일 대외정보기관인 연방정부국(BND)도 탈세 정보 구입에 일부 연루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양국 간에 외교적 분쟁이 일어나고 관계가 냉각된 바 있다.

이번엔 이 문제로 스위스 스파이가 독일에서 사찰활동을 해온 것으로 확인되면 새로운 외교 분쟁이 빚어질 수 있다고 디벨트는 전망했다.

다니엘 M의 혐의가 인정되면 최대 5∼10년의 징역형을 선고받을 수 있다.



choib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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