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꿈의 무대 향하는데…' 일본, 3부리그 잔류

입력 2017-05-01 11:49
'한국은 꿈의 무대 향하는데…' 일본, 3부리그 잔류

34년간 굴욕 안긴 일본, 한국과 전세 역전



(서울=연합뉴스) 신창용 기자 = 한국 남자 아이스하키는 '숙적' 일본과 1982년 첫 대결에서 0-25의 굴욕적인 참패를 당한 이후 무려 34년 동안 1무 19패에 그쳤다.

하지만 이제는 한국과 일본 아이스하키의 처지가 완전히 역전됐다.

한국이 사상 첫 1부리그 승격의 쾌거를 이룬 데 반해 일본은 2부리그 승격에 실패하며 3부리그에 잔류했다.

일본 남자 아이스하키 대표팀은 지난달 29일(현지시간) 영국 북아일랜드 벨파스트의 SSE 아레나에서 열린 2017 국제아이스하키연맹(IIHF) 남자 세계선수권 디비전 1 그룹 B(3부리그) 대회 최종 5차전에서 영국에 0-4로 완패했다.

이번 대회 유일한 패배를 당한 일본은 4승 1패로, 5전 전승을 거둔 영국에 이어 2위로 대회를 마쳤다.

월드챔피언십 다음 단계인 세계선수권 디비전 1 그룹 A(2부리그)에서는 상위 2개 팀이 승격 티켓을 얻는다.

하지만 3부리그부터는 우승팀만 승격의 기회를 얻는다.

결국, 일본은 내년 세계선수권에서도 3부리그 격인 디비전 1 그룹 B에서 뛰게 됐다.

거의 같은 시기에 한국이 1부리그 진입을 이뤄낸 것과 극명하게 대조되는 결과다.

한국은 지난달 29일 우크라이나 키예프에서 막을 내린 세계선수권 디비전 1 그룹 A에서 3승 1연장승 1패로 준우승을 차지하며 꿈의 1부리그 진출을 이뤄냈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일본은 한국이 넘어설 수 없는 벽과 같은 존재였다.

한국은 2014년 4월 경기도 고양에서 세계선수권 디비전 1 그룹 A 대회를 개최했으나 5전 전패, 승점 0점으로 최하위가 돼 3부리그로 강등됐다.

그 원인을 제공한 팀 중에는 일본도 포함돼 있었다.

당시 한국은 일본에 2-4로 패해 한 경기도 이기지 못하고 3부리그로 강등됐는데, 불과 3년 만에 처지가 완전히 뒤바뀐 것이다.

2014년 7월 백지선(50·영어명 짐 팩) 감독의 부임과 귀화 외국인 선수의 가세로 전력이 급상승한 한국은 2015년 세계선수권 디비전 1 그룹 B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1년 만에 2부리그 승격을 이뤄냈다.

실력이 일취월장한 한국은 지난해 세계선수권 디비전 1 그룹 A에서 일본을 3-0으로 꺾고 34년간 이어진 '무승의 한'을 푸는 데 성공했다.

한국은 지난 2월 일본 삿포로 동계아시안게임에서도 일본에 4-1 쾌승을 거두고 일본이 더는 적수가 아님을 확인했다.

결국, 지난해 세계선수권에서 최하위를 기록하며 3부리그로 밀려난 일본은 올해 2부리그 승격을 노렸으나 영국에 충격적인 완패를 당하며 내년에도 3부리그에 머물게 됐다.

세계 랭킹에서는 일본(21위)이 우리나라(23위)보다 두 계단 높지만 두 팀의 위상은 불과 3년 만에 크게 달라졌다.

changy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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