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매체·네티즌도 '트럼프의 사드 韓부담' 발언 주목
(베이징=연합뉴스) 심재훈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주한미군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 비용을 한국이 부담해야 한다는 취지의 발언을 거듭하자 중국 매체와 네티즌들이 관심을 보이고 있다.
중국은 그동안 사드 배치가 자국 안보에 위협이 된다며 강력히 반대해왔는데 이 문제로 중국과 대립각을 세워온 미국과 한국이 사드 배치 비용을 놓고 '집안싸움'을 하자 재미있는 구경거리로 간주하는 분위기다.
1일 베이징 소식통 등에 따르면 중국 인민망(人民網)과 환구망(環球網) 등 주요 관영 매체들은 최근 보도를 통해 트럼프의 사드 비용 발언과 한국 측 반응을 비교적 자세히 전하며 향방을 주목했다.
인민망은 '사드 비용 누가 지불하나? 한·미가 다른 의견을 갖고 있다'는 제하의 기사를 통해 트럼프 대통령이 로이터 통신과 인터뷰를 통해 사드 비용을 한국이 내길 원하는 입장을 밝힌 점을 자세히 전했다.
그러나 한국 국방부는 사드 배치와 운용비는 미국이 내야 한다는 기본 입장에 변함이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면서 양국간 잡음이 일고 있다고 인민망은 보도했다.
환구망 또한 트럼프 대통령이 사드 비용을 한국이 부담해야 한다는 취지의 발언에 대해 한국이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며 한국 내 분위기를 전했다.
환구망은 "미국이 사드 때문에 10억 달러를 한국에 요구했다"면서 "한국에 반미 정서가 퍼질 듯하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로이터 통신에 이어 워싱턴타임스와 인터뷰에서 한국이 사드 배치에 대한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고 강조해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트럼프의 이런 발언은 중국 네티즌 사이에도 회자하고 있다.
웨이보(微博·중국판 트위터)에 한 네티즌은 "한국에 가장 난처한 일이 발생했는데 한국이 미국의 사드 때문에 중국, 러시아, 북한의 노여움을 샀고 자국민의 원한도 샀는데 받은 게 뭐가 있느냐"면서 "한·미 간에 우의도 없고 이익만 있다"고 비난했다.
다른 네티즌은 "트럼프는 역시 사업가"이라면서 "사업가가 국가를 다스리면 간사한 행동이 불가피하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미국에도 협박을 당하는 한국이 불쌍하다"는 댓글을 단 중국 네티즌도 있었으며 "트럼프가 장사를 참 잘했다", "이번에는 한국 국민이 많이 분노할 것이다", "트럼프는 참 부실한 사람이다"라는 평가도 있었다.
한 소식통은 "사드 문제와 관련해 중국이 가장 바라는 시나리오가 한·미 간 분열"이라면서 "그런데 사드 비용 문제를 놓고 한·미 간 불협화음이 연출되고 있어 중국의 사드 압박이 더 세질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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