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농단 묵인' 우병우 "공소사실 다투겠다"…혐의 부인
첫 공판준비절차 진행…"다음 기일에 공식 입장 밝힐 것"
우 전 수석은 법정에 안 나와…다음 준비기일은 내달 2일
(서울=연합뉴스) 송진원 강애란 기자 = '비선 실세' 최순실씨의 국정농단 의혹을 알고도 묵인한 혐의 등으로 기소된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 측이 혐의 사실을 인정할 수 없다며 향후 적극적으로 다투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우 전 수석 측 변호인은 1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이영훈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첫 공판준비기일에서 이 같은 입장을 내놓으면서 "구속영장 청구서에 있는 내용을 토대로 공소사실을 다투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다만 변호인은 "아직 기록 검토를 마무리하지 못했다"며 "공식적인 의견은 다음 기일에 밝히겠다"고 말했다.
검찰·특검 조사를 받은 우 전 수석의 수사 기록은 1만쪽 분량에 이르며 아직 변호인의 기록 열람 및 복사가 덜 이뤄진 상태다.
변호인 측은 충분한 재판 준비를 위해 3∼4회의 공판준비기일을 열어줄 것을 재판부에 요청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신속한 사건 심리를 위해 한 차례만 더 준비기일을 열고 바로 정식 심리에 들어가겠다는 뜻을 밝혔다.
다만 변호인 측에 시간을 넉넉히 주기 위해 다음 공판준비기일은 한 달 뒤인 6월2일로 여유 있게 지정했다.
공판준비기일은 정식 재판에 앞서 혐의를 둘러싼 검찰과 피고인 측 의견을 확인하고 쟁점과 주요 증거를 정리하는 절차다. 피고인이 출석할 의무가 없어 우 전 수석은 이날 법정에 나오지 않았다.
우 전 수석은 지난해 5∼7월 김종덕 당시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에게 공무원 7명을 좌천성 인사하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대한체육회와 전국 28개 스포츠클럽에 실태 점검 준비를 하게 하고, CJ E&M이 고발 대상 요건에 미달함에도 공정위 관계자들을 시켜 검찰 고발이 필요하다는 취지로 진술하게 강요한 혐의도 있다.
지난해 7월 당시 이석수 특별감찰관이 자신을 감찰하려 하자 직무수행을 방해한 혐의도 적용됐다.
아울러 미르·K스포츠재단과 관련해 안종범 전 수석, 최순실씨의 비위를 인지하고도 감찰 직무를 유기하고, 진상 은폐에 적극적으로 가담한 혐의를 받는다.
작년 10월 국회 운영위원회 증인 출석을 거부하고 그해 12월 '최순실 게이트' 청문회에서 허위 증언한 혐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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