폼페오 美 CIA 국장 극비리 방한…대선후보 측과 접촉 없어(종합)
국정원장·靑 고위인사 등과 회동…북핵 정보 공유한듯
트럼프 행정부 외교·국방·정보 수장 모두 한국 찾아
대선후보 측 관계자들 "연락온 바 없다"
(서울=연합뉴스) 조준형 임형섭 이슬기 기자 = 미국 대외 정보 당국의 수장인 마이크 폼페오(53) 중앙정보국(CIA) 국장이 지난 주말 극비리에 방한한 것으로 1일 파악됐다.
정부 소식통에 따르면 폼페오 국장은 지난달 29일 비공개리에 방한해 이병호 국정원장, 청와대 고위 관계자 등과 잇달아 회동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 정부 고위 당국자들과 폼페오 국장은 북한의 핵실험 등 추가 도발 가능성과 관련한 정보, 북한 핵·미사일 역량에 대한 양국의 평가 등을 공유한 것으로 보인다.
폼페오 국장은 또 지난달 30일 저녁에는 마크 내퍼 주한 미국대사 대리가 주관하고, 빈센트 브룩스 주한미군사령관 등이 자리한 만찬에도 참석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로써 지난 1월 20일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외교·안보 라인의 주요 인사들이 사실상 전원 한국을 찾은 셈이 됐다. 지난 2월과 3월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과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이 각각 한국을 찾았고 지난달에는 마이크 펜스 부통령도 한국에 왔다.
미국 외교·국방 당국의 수장에 이어 대외 정보 당국의 수장까지 방한한 것은 미국과 북한이 무력시위를 벌이며 강대강의 신경전을 벌이는 상황에서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과 추가 도발 가능성에 대해 미국도 상당한 경각심을 느끼고 있음을 보여준 일로 풀이된다.
그러나 각 당 대선후보 측은 폼페오 국장 측과의 접촉은 없었다고 설명했다.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 측에서 외교안보 정책을 담당하는 핵심 관계자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폼페오 국장의 입국 사실도 전혀 몰랐다. 아직 선대위에 연락이 온 바가 없다"며 "만남을 시도할 가능성은 적어 보인다"고 말했다.
선대위 다른 관계자 역시 "정식 외교채널도 아닌 CIA 국장이 대선후보 측에 접촉하는 것은 관례에도 맞지 않는다"며 "만에 하나 연락이 오더라도 응해야 할 이유도 없다"고 설명했다.
국회 정보위원장인 자유한국당 이철우 의원은 여의도 당사에서 연합뉴스 기자와 만나 "보고를 받은 바는 없지만 알고는 있었다. 그 내용은 극비"라고 말했다.
작년 11월 트럼프 대통령의 대선 승리 후 일찌감치 CIA 수장으로 낙점된 폼페오는 미국 육군사관학교인 웨스트포인트 수석 졸업 후 기갑연대 대위로 예편한 뒤 변호사 생활을 거쳐 연방 하원의원(캔자스주) 3선을 했다.
대북 강경파로 알려진 폼페오 국장은 지난달 13일 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에서 열린 안보 간담회에서 북한 핵 능력이 갈수록 고도화하고 있어 미국의 대응 선택지가 점점 축소되고 있다고 발언하기도 했다.
jhc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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