훔친 차 몰던 10대들 경찰과 '심야 추격전'…8명 부상(종합)
10대 2명 순찰차 따돌리려 8㎞ 무면허 운전…"차 안에 열쇠가 있어서"
(인천=연합뉴스) 최은지 기자 = 훔친 승합차를 무면허 상태로 몰던 10대들이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과 8㎞가량 추격전을 벌이다가 교통사고를 낸 뒤 붙잡혔다.
인천 부평경찰서는 교통사고처리특례법 위반 및 특수절도 혐의로 A(17)군과 B(17)군 등 10대 2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1일 밝혔다.
A군 등 2명은 이날 오전 3시 50분께 인천시 계양구 경인교대역 사거리에서 훔친 스타렉스 차량을 무면허 운전하다 벤츠와 경찰 순찰차를 잇달아 들이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사고 당시 스타렉스 차량에는 A군 등 10대 남자 2명 외 또래 여고생 2명도 함께 타고 있었다.
이날 사고는 A군이 몰던 스타렉스 차량이 계양구 작전역 방면에서 계산삼거리 방면으로 신호를 무시하고 직진하던 중 좌회전하던 벤츠 차량과 충돌하면서 일어났다.
벤츠와 부딪힌 스타렉스 차량은 맞은편 반대 차로에서 관내 순찰을 위해 신호 대기 중이던 순찰차를 정면으로 또 들이받았다.
A군 등 10대 남녀 4명을 비롯해 순찰차 운전자 C(35)씨 등 경찰관 2명과 벤츠 탑승자 2명 등 모두 8명이 다쳤다. 이들은 인근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으며 다행히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상태다.
A군 등 4명은 사고 10분 전 "거리에 번호판을 달지 않은 차량이 있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또 다른 경찰 순찰차에 쫓기다가 사고를 낸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은 부평구 갈산동에서 청천동 자동차 매매단지를 지나 계양구 효성동을 거쳐 경인교대역 사거리까지 총 8㎞가량을 경찰과 추격전을 벌였다.
이들이 훔친 스타렉스는 지난달 28일 경찰에 도난 신고가 접수된 차량이었다.
고교에 진학하지 않은 A군 등 2명은 동갑내기 여학생 2명을 훔친 스타렉스 차량에 태우고 번갈아 가며 무면허 운전을 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은 경찰에서 "교회 주차장을 지나가는데 차량 창문과 문이 열려 있었다"며 "차 안에 열쇠도 있어서 훔쳐 몰았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여고생 2명은 절도 범행에 가담하지 않고 직접 운전도 하지 않은 것으로 보고 형사 입건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신고 내용과 달리 현장에서 피의자들을 검거할 당시 차량에는 번호판이 달려 있었다"며 "이들이 훔친 차량을 얼마나 운전했는지를 조사 중"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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