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케인, 750억 달러 '아태안정계획' 추진…北·中 견제용
"올해부터 5개년 계획 추진"…유럽안정계획과 유사
아태 지역 군사력 획기적 보강…군비 경쟁 촉발 가능성도
(워싱턴=연합뉴스) 이승우 특파원 = 공화당의 거물인 존 매케인(애리조나) 미국 상원 군사위원장이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의 전투력 강화를 위해 총 750억 달러(한화 85조5천375억 원)에 달하는 예산을 투입하는 방안을 추진 중인 것으로 30일(현지시간) 전해졌다.
이는 이 지역에서 빠른 속도로 점증하는 북한과 중국의 군사적 위협을 정면으로 견제하기 위한 것이다.
특히 이 예산은 병력 증원과 핵잠수함을 비롯한 전략무기 추가 보급, 노후 장비 교체 등 직접적 전투력 증강을 목표로 하고 있어, 아태 지역에서 다시 한 번 확실한 '힘의 우위'를 회복하겠다는 신호로 해석될 수 있다.
또 중국과 북한 등을 자극해 아태 지역에서의 군비 경쟁을 더욱 가속화할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
'아시아태평양안정계획(ASI)'으로 명명된 이 안보기금 조성 계획은 지난 1월 매케인 위원장의 제안으로 추진돼왔다.
무엇보다 올해 들어 계속된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과 중국의 군사력 증강의 반사 작용으로 이 계획이 의회와 정부 내에서 빠르게 힘을 얻으면서 실현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고 의회전문지 더 힐과 워싱턴 이그재미너 등 미 언론들이 보도했다.
실제로 북한은 올해 들어 미국을 비롯한 유엔 회원국들의 잇따른 경고를 무시한 채 탄도미사일 실험을 계속하고 있으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북한과의 군사적 충돌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는 등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의 군사적 긴장은 몇 년 새 최고조에 달한 형국이다.
매케인 위원장은 올 회계연도부터 매년 15억 달러의 국방예산을 투입해 5개년 계획으로 ASI를 추진할 계획을 하고 있다.
매케인 위원장은 지난 27일 상원 군사위 청문회에서도 "이 계획은 아태 지역의 전투 준비 태세를 재정렬하는 것을 표적으로 하는 예산 투입을 통해 미국의 군사력을 제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 국방부와 군도 매케인 위원장의 계획을 적극적으로 지지하고 나섰다.
해리 해리스 미 태평양사령관은 청문회에서 매케인 위원장의 발언에 대해 "매케인 위원장과 상원 군사위가 ASI를 제안하고 지지하는 데 대해 감사하고 싶다"면서 "이런 노력은 우리의 역내 동맹국들을 안심시키고 잠재적 적국들에 강력한 신호를 보낼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해리스 사령관은 잠수함의 경우 현재 필요한 수준의 절반만 보유하는 등 군수품 부족을 우려하고 있다며 아태 지역에 투입되는 국방예산을 획기적으로 증액해야 할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 계획은 러시아 견제를 목적으로 하는 유럽안정계획(ERI)과 유사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주한미군 사령관을 지낸 커티스 스캐퍼로티 미군 유럽 사령관은 "(ERI와) 비슷한 계획이 태평양 지역에서도 도움이 될 수 있다"는 발언을 여러 차례 한 바 있다.
lesli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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