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매도 과열종목 지정 예상보다 크게 적어

입력 2017-05-02 06:05
공매도 과열종목 지정 예상보다 크게 적어

한달…2종목 지정·공매도 거래규모↓ "상승장 영향 커"

(서울=연합뉴스) 권수현 기자 = 공매도가 과도한 종목을 골라내 하루 동안 공매도 거래를 제한하는 '공매도 과열종목 지정제'가 시행된 지 한 달이 지났다.

그동안 예상보다 크게 적은 2개 종목이 과열종목으로 지정됐다.

일평균 공매도 거래규모는 소폭 감소했으나 제도 시행보다는 최근 상승장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는 분석이 나온다.

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공매도 과열종목 지정제'가 시작된 지난 3월27일부터 4월27일까지 한 달 동안 유가증권시장(코스피)과 코스닥 시장에서 모두 2종목의 공매도 과열종목이 나왔다.

지난달 14일 코스닥 상장사 컴투스가 제도 시행 후 20여일 만에 처음으로 공매도 과열종목으로 지정돼 다음 거래일인 17일 하루 동안 공매도 거래가 제한됐다.

같은 달 27일에는 삼성SDS[018260]가 유가증권시장 상장사로는 처음으로 공매도 과열종목으로 적출돼 28일 공매도 거래가 금지됐다.

공매도 과열 종목으로 지정되려면 ▲ 당일 거래에서 공매도 비중 20% 이상(코스닥·코넥스 시장은 15% 이상) ▲ 공매도 비중 직전 40거래일 평균 대비 2배 이상 증가 ▲ 전날 종가 대비 5% 이상 하락 등 세 가지 요건을 모두 충족해야 한다.

컴투스는 올해 들어 코스닥 시장 누적 공매도 금액 순위에서 꾸준히 상위에 올랐던 종목이다.

또 삼성SDS는 삼성전자의 지주회사 전환 수혜주로 꼽히다 삼성전자가 지난달 27일 지주사 전환 계획을 백지화하자 공매도가 집중되면서 주가가 큰 폭으로 하락했다.

제도 시행 후 1달간 공매도 과열종목 지정 2건은 당초 한국거래소가 예상한 수준을 크게 밑돈다.

거래소가 공매도 과열종목 지정 요건들을 최근 2년간 증시 거래 내용에 적용, 시뮬레이션한 결과에 따르면 2015년에는 104건(코스피 60건·코스닥 44건), 작년에는 67건(코스피 37건·30건)이 과열종목 지정이 가능했을 것으로 관측됐었다.

거래소의 시뮬레이션에 따르면 1주일에 1∼2건, 한 달에 5∼6건의 공매도 과열종목이 나온다는 얘기가 되는데 한 달에 2건은 그보다 한참 적다.

과열종목 지정제 도입 후 한 달간 일평균 공매도 거래규모는 소폭 감소세를 보였다.

유가증권시장의 경우 제도 시행 전 한달(2월27일∼3월24일) 동안 일평균 공매도 거래대금이 3천805억원이었는데 시행 후 한달(3월27일∼4월27일)간은 3천281억원으로 13.8% 감소했다.

코스닥시장에서도 시행 전 한 달간 하루 평균 541억원의 공매도가 이뤄지다 시행 후 한 달 동안에는 7.9% 줄어든 498억원으로 떨어졌다.

제도 시행 후 한 달간 코스피 전체 거래금액은 7.6% 줄었고, 코스닥시장은 16.9% 증가했다.

유가증권시장은 전체 거래대금이 줄어든 것보다 공매도 감소세가 가팔랐고 코스닥시장의 경우 전체 거래대금이 늘어나는 추세였는데도 공매도는 감소했다.

증시 전문가들은 공매도 과열종목 지정제가 크게 효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고 봤다. 공매도 거래가 줄어든 것은 최근 주가가 상승세이기 때문이며, 3가지 지정요건을 피해서 공매도가 이뤄지는 종목도 많다는 지적이다.

일례로 공매도 과열종목으로 최초 지정된 컴투스의 경우 공매도 거래가 재개된 지난달 18일 공매도 비중이 26.45%, 거래금액은 50억원으로 과열종목 지정일인 14일의 공매도 비중 22.1%와 거래금액 32억원을 웃돌았다.

하지만 18일 주가는 전 거래일보다 4.56% 하락해 주가 하락률 5% 이상 요건을 충족하지 않아 공매도 과열종목 지정을 피했다.

김용구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공매도 과열종목 지정제가 공매도 거래 자체에 미친 영향력은 미미하다고 본다. 일종의 경보성 제도인데 (공매도하려는) 시장 참여자들의 행동을 막을 정도는 아니다"라며 "최근 공매도 거래 감소는 상승장이라는 시장 방향성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안일찬 유가증권시장본부 주식시장부 팀장은 "공매도 과열종목이 예상보다 덜 나오는 것은 맞지만, 이는 최근 증시가 상승세이기 때문"이라며 "공매도 거래규모의 증감 역시 제도 도입과 직접 연결짓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안 팀장은 이어 "지정 요건이 지나치게 까다롭다는 지적이 있지만 무분별하게 과열종목이 나와 시장에 혼선을 줘서는 안 된다고 본다"며 "상승장에도 삼성SDS처럼 특정 이슈로 공매도가 집중된 종목이 과열종목으로 적출된 것을 보면 제도가 적절하게 작동했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공매도 과열종목 지정제 시행 전후 한달간 일평균 공매도 거래대금 추이

(단위:억원)

┌────┬───────────────┬────────────────┐

│ 구분 │ 유가증권시장 │ 코스닥시장 │

│├─────┬─────┬───┼─────┬──────┬───┤

││2.27∼3.24│3.27∼4.27│ 증감 │2.27∼3.24│ 3.27∼4.27 │ 증감 │

├────┼─────┼─────┼───┼─────┼──────┼───┤

│ 공매도 │ 3,805│ 3,281│-13.8%│ 541│ 498│ -7.9%│

│거래대금│ │ │ │ ││ │

├────┼─────┼─────┼───┼─────┼──────┼───┤

│ 전체 │50,004│46,213│ -7.6%│29,306│ 34,266│ 16.9%│

│거래대금│ │ │ │ ││ │

├────┼─────┼─────┼───┼─────┼──────┼───┤

│ 공매도 │ 7.6%│ 7.1%│-0.5%p│ 1.9%│1.5%│-0.4%p│

│ 비중 │ │ │ │ ││ │

└────┴─────┴─────┴───┴─────┴──────┴───┘

(자료제공:한국거래소)

inishmor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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