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삼공사 사익스, 결국은 교체…분위기는 '천지 차이'
부상으로 챔피언전 결장, 그러나 다음 시즌 재계약 사실상 확정
(서울=연합뉴스) 김동찬 기자 = 정규리그부터 '퇴출 위기'를 두 번이나 넘겼던 프로농구 안양 KGC인삼공사의 외국인 선수 키퍼 사익스(24·178㎝)가 결국 챔피언결정전 기간에 교체 대상이 됐다.
그러나 정규리그 '퇴출설'이 나돌 때와는 분위기가 완전히 딴판이다.
사익스는 지난해 12월 울산 모비스에서 계약 기간이 만료된 마커스 블레이클리(29·193㎝)로 교체될 뻔했다.
인삼공사가 블레이클리에 대한 영입 가승인 신청을 내면서 사익스를 블레이클리로 바꾸겠다는 뜻을 밝힌 것이다.
사익스가 단신이라 '빅맨'형 외국인 선수를 보유한 팀들과 매치업에서 어려움을 겪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때 블레이클리가 입단 협상에 나서지 않으면서 사익스는 팀에 잔류할 수 있었다.
한 차례 퇴출 위기를 넘긴 사익스는 올해 1월 말에 또 '퇴출설'에 휘말렸다.
인삼공사가 이번에는 전주 KCC와 계약이 끝난 에릭 와이즈(27·192.8㎝)를 영입하겠다고 KBL에 신청했기 때문이다.
리카르도 라틀리프(199㎝)에 마이클 크레익(188㎝)이 버틴 서울 삼성과 매치업에서 유독 열세를 보이던 김승기 인삼공사 감독의 고심이 그만큼 컸다.
하지만 이때도 김 감독은 고민 끝에 사익스를 그대로 데려가기로 결정, 사익스는 두 번째 퇴출 위기에서 벗어났다.
그 사이 사익스는 팀에 완벽히 적응, 인삼공사가 삼성, 고양 오리온 등과 치열한 선두 다툼을 벌이던 6라운드에서 평균 21.3점에 6어시스트, 2.4스틸로 펄펄 날아 팀의 9연승과 정규리그 1위를 이끌었다.
작은 키에도 엄청난 탄력을 앞세운 덩크슛으로 홈 팬들의 인기를 독차지한 사익스는 팀 동료 외국인 선수 데이비드 사이먼과 함께 '사씨 브라더스'로 불리기도 했다.
'사이먼'과 '사익스'를 한국식 이름으로 해석해 조합한 별명이었다.
그러나 삼성과 챔피언결정전 1차전에서 발목을 다치는 바람에 챔피언결정전 2차전부터 결장하면서 결국 부상 교체 대상이 되고 말았다.
인삼공사는 카타르 리그에서 뛰던 마이클 테일러(31·188㎝)를 긴급히 영입해 챔피언결정전 6, 7차전에 기용할 예정이다.
경기에 나오지 못한 챔피언결정전 2∼4차전에서 벤치를 지키며 동료 선수들의 활약에 환호하던 사익스는 그러나 정규리그 퇴출 위기 때와는 전혀 다른 입장이 됐다.
당시만 해도 사익스에게는 '생존'이 당면 과제였으나 이제는 자신의 '대타'로 들어오는 테일러가 인삼공사의 우승에 힘을 보태주기를 응원하는 여유까지 생긴 상황이다.
인삼공사 관계자는 "다음 시즌도 사이먼, 사익스와 재계약해 함께 한다는 것이 어느 정도 확정됐다"며 "정규리그 때 교체 위기에 놓여있던 사익스와 지금의 사익스를 비교하면 곤란하다"고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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