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안철수·홍준표 동시 때리기…다시 꺼내 든 '적폐' 카드

입력 2017-04-30 12:42
文, 안철수·홍준표 동시 때리기…다시 꺼내 든 '적폐' 카드

"안철수式 공동정부는 적폐연대"…단일화 소멸 판단에 변수 차단

보수결집 '급부상 洪'에 "본격 검증" 예고…"개혁완수" 압도적 지지 호소

(서울=연합뉴스) 이상헌 기자 = 9일 앞으로 다가온 5·9 대선이 카운트다운에 돌입한 가운데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대선후보가 '적폐' 카드를 다시 내밀었다.

'개혁공동정부'라는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발(發) 대선판 흔들기 시도를 '적폐연대'로 규정하는 동시에 '보수본령'을 자처하는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 때리기에 본격적으로 나설 태세다.

문 후보 측은 30일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안 후보의 개혁공동정부 구상은 정권연장을 꾀하는 적폐세력 연대로, 촛불민심을 배반하는 역사의 후퇴"라고 말했다.

지지율 급락세를 보이는 안 후보가 오로지 집권을 위해 한국당·바른정당 등 탄핵정국에 책임이 있는 세력과 손을 잡으려 한다는 게 문 후보 측 시각이다.

또 안철수·홍준표·유승민 후보가 '3자 단일화'에 부정적인 시각을 보인 데다 이날부터 투표용지 인쇄가 시작됨으로써 일단 단일화 자체는 물 건너갔다고 보는 분위기다.

하지만 안 후보가 제안한 개혁공동정부위원장을 수락한 김종인 전 민주당 대표가 안 후보의 '3년 임기단축'을 고리로 한 개헌 추진을 공식화하고 구(舊) 여권 인사들과 접촉하는 등 단일화는 아직 살아있는 변수라는 분석이 나오는 것은 신경이 쓰이는 대목이다.

문 후보 측 인사는 "적폐연정이 되는 3자 단일화는 가능한 얘기가 아니다"라면서도 "결국 마지막에 뭐라도 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문 후보도 전날 광주 유세에서 안 후보의 개혁공동정부 구상에 대해 "오로지 선거에서 이기고 보자는 정치공학이고 적폐연대일 뿐"이라고 비판했다.

문 후보 측은 그간 소홀했던 홍 후보 검증을 본격화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박광온 공보단장은 브리핑에서 "홍 후보가 촛불민심을 색깔론으로 덧칠하는 등 국민을 폄하했다"며 "국정농단 사건으로 국가위기를 초래한 데 대한 사과조차 없는 홍 후보의 행태를 더는 지켜보지 않고 본격적으로 검증하겠다"고 말했다.

이는 보수표심이 안 후보에게서 홍 후보에게로 급격하게 이동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는 판단에 따른 대응 차원으로 보인다.

문 후보 측 관계자는 "조만간 홍 후보가 안 후보를 제치고 여론조사 지지율 2위로 올라갈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말했다.

실제로 CBS노컷뉴스가 리얼미터에 의뢰해 27∼29일 전국 19세 이상 유권자 1천523명으로 상대로 실시한 여론조사(신뢰수준 95% 표본오차 ±2.5%포인트.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에서 문 후보는 42.6%의 지지율로 2위 후보와 두 배 이상 차이를 벌리며 압도적인 수위를 유지했지만 안 후보(20.9%)와 홍 후보(16.7%) 지지율은 처음으로 오차범위 내로 좁혀졌다.

문 후보가 그간 안 후보에게 집중했던 화력을 홍 후보에게로 분산하는 것은 비문(비문재인) 연대 가능성과 홍 후보의 지지율 상승을 동시에 저지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문 후보는 이를 위해 '적폐'라는 키워드를 사용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기조를 토대로 문 후보는 앞으로 남은 9일간의 선거운동 기간에 '압도적 지지'를 호소하는 데 주력할 방침이다. 개혁입법 완수로 '새로운 대한민국'을 건설하기 위한 과반 득표 목표가 선거 막바지에 가시화하는 안·홍 후보의 '정권연장 시도'로 인해 더욱 절실해졌다는 게 문 후보 측의 주장이다.

문 후보 측은 "정권연장 세력의 완강한 저항을 뚫고 개혁하려면 압도적인 지지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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