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모 쓰고 '추풍령' 부르고'…洪, 수도권 안보·서민감성 자극(종합)
포천·동두천·의정부 北접경지역서 '안보 대통령' 행보
서울·인천서는 애국·서민감성 자극 '서민 대통령'
(포천·동두천·인천·서울=연합뉴스) 배영경 기자 =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선후보가 30일 북한과 가까운 경기북부 지역과 서울·인천으로 이어지는 수도권 지역을 누비며 종일 '홍풍(洪風) 몰이'에 나섰다.
경기북부는 북한과 접경해 보수로서는 안보 표심을 노려볼 만한 지역이다. 특히 지난 4·12 재보궐 선거 때 소속 현역 국회의원이 없는 포천에서 한국당 시장이 배출된 것도 홍 후보로서는 자신감을 가질 수 있는 대목이다.
또 서울·인천에서는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에 반대했던 '태극기 집회' 세력을 끌어안기 위한 메시지를 내놓거나 자신의 고학(苦學) 경험을 자세히 소개하며 서민감성을 자극하기도 했다.
홍 후보는 이날 주말이지만 아침 일찍부터 포천을 찾아가 한 표를 호소했다.
홍 후보는 "지금 북미 간 극도의 긴장상태가 조속히 해결될 수 있도록 제가 집권하면 바로 한미 정상회담을 칼빈슨호에서 개최하겠다"라면서 "남북관계를 안정시키고 더는 북한의 도발이 없도록 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또 홍 후보는 대구·경북(TK)의 보수층 집결 여세를 바탕으로 '동남풍'을 충청과 수도권까지 확산해 9일 앞으로 다가온 대선에서 승리하겠다는 의지를 다졌다.
그는 "남쪽 지역은 저희가 거의 평정했다"면서 "이제 (그 여세가) 충청도로 올라오고 있고, 곧 수도권으로 '홍준표 바람'이 상륙할 것"이라며 "꼭 19대 대통령이 되도록 하겠다"라고 말했다.
동두천 유세에서도 북핵 문제를 해결한 안보 대통령 적임자는 본인뿐이라는 점을 누차 강조했다.
홍 후보는 "홍준표가 대통령이 되면 북한의 김정은 같은 어린애들은 꽉 쥐고 절대 굴복하지 않을 것"이라며 "어린애가 불장난하는 것을 내가 그냥 둘 사람도 아니다"라고 말해 현장에서 박수와 환호성을 받았다.
홍 후보는 연천 유세에서는 6·25 참전 용사인 한 지지자가 전달한 철모를, 동두천 유세에서는 태극기와 성조기가 나란히 그려진 국방색 모자를 쓰며 안보 대통령 이미지를 부각했다.
오후 들어 서울 코엑스 유세현장에 나타난 홍 후보는 '서민'에 방점을 두고 연설을 이어나갔다.
마이크를 잡고 '추풍령' 노래를 직접 부르며, 무대 위로 등장한 홍 후보는 자신이 18살 때 하숙비 1만4천원을 손에 쥐고 대학 진학을 위해 대구에서 서울까지 야간열차에 몸을 싣고 추풍령을 지나온 일화를 소개했다.
홍 후보는 가난으로 고학해야만 했던 처지를 털어놓으며 "나는 미천한 집에서 살았다. 백도 없고 아무것도 없어서 이 세상을 살아가려면 강해져야 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내가 강성일 때는 특권층, 잘못된 것과 싸울 때 강한 것이지 서민에게는 한없이 베풀고 부드러운 사람"이라며 ▲담뱃값 인하 ▲유류세 인하 ▲제4 이동통신사 신설 등의 서민정책 공약을 거듭 소개했다.
그는 '태극기 세력'을 의식한 듯 "(박 전 대통령의 몸 상태가) 구속집행 정지로 병원으로 이동시켜야 하는데 안 하는 것은 대선 때문"이라며 "(검찰이) 문재인이 당선되는 데 문제가 생길까봐 눈치만 보고 있다"고 비판했다.
마지막 유세현장이었던 부평 '문화의 거리'에서도 홍 후보는 자신의 가난하고 힘들었던 가족사를 소개하는 데 연설의 상당 시간을 할애, "가진 자들이 돈만 상속하는 게 아니라 신분까지 상속하는 나라가 정상이 아니다"라면서 "대통령이 되면 모조리 뜯어고치겠다"라고 약속했다.
한편 이날 홍 후보의 유세현장에는 최근 바른정당에서 '역탈당'해 한국당으로 돌아온 이은재 의원이 빨간 당 점퍼를 입고 지원에 나서 눈길을 끌었다. 홍 후보의 이순삼 여사와 장남 정석씨는 서울 유세현장에서 율동팀과 함께 유세노래에 맞춰 춤을 추기도 했다.
또 대선후보직을 사퇴하고 홍 후보 지지를 선언한 남재준 전 통일한국당 대선후보가 이날 서울 유세에서 합류해 무대 위에서 홍 후보와 포옹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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