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고영표 혼신의 투구, 팀도 자신도 구했다
9이닝 6피안타 무4사구 무실점, 개인 첫 완봉 역투
(수원=연합뉴스) 신창용 기자 = kt wiz의 우완 사이드암 투수 고영표(26)의 혼신을 다한 투구가 팀도 살리고 자신도 구했다.
고영표는 29일 수원 케이티 위즈 파크에서 열린 LG 트윈스전에 선발 등판, 9이닝을 6피안타 무4사구 6탈삼진 무실점으로 틀어막고 6-0 승리를 견인했다.
kt는 고영표의 개인 첫 완봉 역투에 힘입어 LG를 꺾고 5연패에서 탈출했다. kt 구단 역사상 3번째 완봉승이 가장 필요한 때 나왔다.
지난 6일 두산 베어스전에서 시즌 첫 승을 올린 고영표는 이후 개인 3연패에 빠졌다. 까닭 모를 부진에 고민하던 그는 김진욱 감독을 찾아갔다.
김 감독의 처방은 단순했다. 제구 의식하지 말고 자신 있게 던져보라는 것이었다. 지나치게 제구를 의식한 탓에 구속이 떨어지고, 상대 타선의 먹잇감이 된다는 지적이었다.
김 감독은 고영표에게 '투구 감각이 뛰어나니 힘을 다 써도 제구가 될 것'이라고 격려했다.
그 말에 힘을 얻은 고영표는 이날 온 힘을 다해 던졌다. 직구 최고 시속은 140㎞에 불과했지만, LG 타선은 그 공을 제대로 맞히지 못했다.
경기 후반부터는 체인지업, 커브까지 위력을 발휘하면서 8회까지 4피안타 무실점으로 순항을 이어갔다.
완봉을 눈앞에 둔 9회, 고영표는 안익훈과 박용택에게 연속 안타를 허용하고 무사 1, 2루 위기에 몰렸다.
투구 수는 이미 100개를 넘긴 상황이었다. 하지만 고영표는 그때부터 더 힘을 냈다. 고영표는 위력적인 체인지업을 앞세워 후속 세 타자를 모두 삼진 처리하고 완봉승의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경기 후 만난 고영표는 "팀도 연패였고, 개인적으로 연패였다. 그래서 한 이닝 한 이닝 최선을 다한다고 생각하고 전력투구한 게 좋은 결과가 이어진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앞서 4차례 선발 등판에서 내 힘을 다 쏟은 적이 없는 것 같아서 감독님과 그 부분에 대해 상의했고, 있는 힘을 다 써보자는 결론을 내렸다"며 "시즌이 길어서 다음 경기에 지장 있을지 모르지만, 오늘은 전혀 힘들지 않았다"고 말했다.
고영표는 2회초 무사 1, 2루의 고비를 넘기면서 밸런스를 찾았다고 했다.
그는 "그때 위기를 잘 넘기면서 밸런스가 잡혔고, 직구의 힘도 생겼다. 거기서부터 잘 풀렸던 것 같다"고 덧붙였다.
그는 9회초 위기 상황에 대해서는 "완봉 의식했으면 스트라이크 집어넣으려고 하다가 밸런스가 깨졌을 것"이라며 "1회부터 한 이닝, 한 타자만 신경 쓰면서 내 공을 던져서 완봉했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고영표는 "나는 팀을 위해 던지는 투수"라며 "타선이 오늘 6점이나 내줘서 감사하다. 5연패 하면서 팀 분위기가 많이 가라앉았는데, 완봉승의 공을 팀과 함께 나누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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