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일상 주행도 제격인 4인승 스포츠카…페라리 GTC4루쏘T

입력 2017-04-30 08:03
[시승기] 일상 주행도 제격인 4인승 스포츠카…페라리 GTC4루쏘T

(인제=연합뉴스) 김연정 기자 = 페라리가 한국 고객의 라이프 스타일에 맞춘 4인승 슈퍼카를 지난 2월 국내에 선보였다.

도심 일상과 주말여행, 레저 활동 등 여러 방면에서 활약할 수 있다는 소개와 함께 내놓은 이 4인승 슈퍼카의 이름은 'GTC4루쏘(GTC4LussoT)'이다.

다소 복잡한 이름을 뜯어보면 'GTC'는 그란 투리스모 쿠페를 뜻하고 '4'는 4인승 모델, 'Lusso'는 이탈리아어로 고급스러움이라는 의미다. 'T'는 이 모델에 탑재된 터보 엔진을 뜻한다.

8기통 엔진에 고출력을 내뿜는, 레이싱에 어울릴 법한 슈퍼카가 일상에도 잘 녹아들 게 만들어졌다면 어떤 모습일까. 고성능과 실용성 두 마리 토끼를 잡았을까.

이런 궁금증을 안고 지난 24일 강원도 인제에서 열린 페라리 GTC4루쏘T 미디어 트랙 익스피리언스 데이 행사에 참석해 인제 스피디움 서킷에서 차를 몰아봤다.

시승차는 이번 행사를 위해 이탈리아에서 잠시 공수해 왔다고 한다.







패스트백 디자인을 재해석한 쿠페형 모델 GTC4루쏘T의 외관은 간결하고 심플하면서도 멋스럽다. 미적 감각을 발휘하면서도 공기 역학적으로 설계한 디자인이다.

전면부에서 보면 널따랗고 길게 잘 빠진 보닛이 보는 사람을 압도한다. 뒷모습은 테일 라이트와 배기구가 각각 4개씩 원형으로 상하, 좌우 대칭을 이뤄 특징적이다.

실내는 화려하고 고급스럽다.

정중앙에는 10.25인치 HD 터치스크린이 장착돼 있고, 조수석 앞에는 8.8인치 HD 패신저 디스플레이가 장착돼 있어 기어가 몇 단인지 등 차량 세팅 상태와 현재 속도 등을 확인할 수 있고 음악 선택도 가능하다.

운전석에 앉아보니 기어가 아예 없어서 차를 움직이는 방법부터 배워야 했다. 또 일렬로 나열된 버튼을 눌러서 후진이나 급가속을 하게 돼 있어 특이했다.

뒷좌석은 앉아보니 4인승 구색 맞추기용이 아니라 실제 성인 남성 2명이 앉더라도 편안하고 넉넉하다는 느낌을 줬다.

뒷좌석이 앞좌석보다 좀 더 높아서 뒤에 앉아도 앞좌석 머리 받침이 아니라 바깥 경치를 볼 수 있다.

문이 두 개라 뒷자리에 타기가 불편할 것 같지만, 앞줄 좌석 옆쪽의 메탈 손잡이를 당기면 좌석 시트가 저절로 앞으로 젖혀지므로 생각보다 괜찮다.







페라리는 그동안 4인승 모델에는 12기통 엔진을 장착했지만, 이 차에는 처음 8기통 엔진을 장착하고 후륜구동으로 설계했다. 덕분에 무게가 50kg 가벼워졌고 한층 더 다이내믹한 주행이 가능해졌다.

이 모델에 탑재된 3.9ℓ 8기통 터보 엔진은 8천rpm에서 최고출력 610마력, 3천~5천250rpm에서 최대토크 77.5kg·m를 발휘한다.

이 차를 몰고 3.9km 길이의 트랙을 3바퀴 돌아봤다. 한 바퀴마다 좌우 포함 19번의 코너가 포함돼 있었다.가장 놀라운 점은 속도를 줄이지 않은 채 커브를 휙 도는 등 차를 극한 상황으로 몰아넣길 반복해도 차체가 중심을 잃지 않고 안정감을 유지한다는 점이었다.

이 차에는 코너에 진입할 때는 앞바퀴와 뒷바퀴의 각도를 반대로 해서 빨리 코너를 돌게 하고 코너에서 빠져나올 때는 앞뒤 바퀴 방향을 똑같이 해 더 빠른 탈출 속도를 내게 하는 4WS(rear-wheel steering) 시스템이 적용돼 있다.

엑셀을 있는 힘껏 밟아 시속 200km로 달리고 브레이크를 있는 힘껏 밟아 급제동하면서는 놀라운 가속력과 정확한 제동력에 감탄했다.

특히 가속력이 압권이다. 이 차는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불과 3.5초 만에 도달해 앞이 뻥 뚫린 직선코스에서도 엑셀을 끝까지 밟기가 겁날 정도였다.

전반적인 주행감은 매우 부드러운 편이었다.



일반 도로에서 차를 몰아보진 못했지만, 이런 성능을 가진 차라면 일상 도심에서 빼어난 주행 성능을 뽐낼 것이 확실해 보였다.

서킷 주행 때 경쾌한 배기음으로 주행이 한층 즐거웠지만, 일반 도로에선 배기음을 줄여 정숙한 주행이 가능하도록 배려가 돼 있었다.

슈퍼카임에도 실용성을 위해 450~800ℓ 용량의 넓은 트렁크 공간이 확보돼 있다.

트렁크는 뒷좌석 시트를 접어서 적재 공간을 늘릴 수 있고, 자전거, 유모차, 서핑보드 등을 실을 수 있다.

이쯤 되면 페라리 오너를 꿈꿔보게 되지만, 문제는 가격이다.

슈퍼카답게 가격은 '억' 소리가 난다.

페라리 GTC4루쏘T의 가격은 각종 사양을 얼마나 포함하는지에 따라 3억 원 중반에서 4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yjkim8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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