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국가비상사태' 이집트 방문…"평화 메시지 전달"
보통 승용차로 카이로 시내 관통…테러당한 교회에서 예배
(테헤란=연합뉴스) 강훈상 특파원 = 프란치스코 교황이 28일(현지시간) 오후 이집트 카이로를 이틀간 일정으로 공식 방문했다.
교황은 이집트의 압델 파타 엘시시 대통령 등 정치, 종교 지도자를 만나고 수니파 이슬람의 최고 교육기관으로 꼽히는 알아즈하르 대학에서 열리는 국제평화회의에 참석한다.
교황은 방문 전 "여러 해 동안 극단주의 세력인 이슬람국가(IS)의 지역 분파(IS의 이집트 내 조직)가 일으키는 반란을 견뎌 온 나라에 평화의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방문은 단합과 우애를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지 이집트의 상황은 교황이 방문하기엔 썩 좋지 않다.
이집트에선 지난해 12월 이후 기독교의 일파인 콥트교회를 겨냥한 테러가 3건 발생했다. 콥트교도는 이집트 인구의 10% 정도를 차지한다. 수니파 무장조직 이슬람국가(IS)는 이들 '종교 테러'의 배후를 주장했다.
이집트 정부는 이달 9일 이집트 북부 콥트교회에서 연쇄 폭탄테러로 47명이 죽자 3개월간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했다.
이집트 정부는 교황의 동선을 따라 차량을 모두 통제하고 일행을 삼엄하게 경호했지만 교황은 방탄기능이 없는 일반 승용차로 이동했고, 창문을 열고 카이로 시내를 통과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지난해 12월 자살 폭탄테러가 일어난 카이로 시내의 성베드로 교회에서 이집트 콥트정교회 교황 타와드로스 2세와 함께 28일 예배를 집전한다.
피에트로 파롤린 바티칸 국무장관은 교황청 기관지인 로세르바토레 로마노에 "이집트 방문의 주요 의제는 교육"라며 "다른 신앙을 가진 젊은이가 다른 종교를 존중하도록 교육하는 문제가 논의될 것"이라고 말했다.
가톨릭 교황이 이집트를 방문한 것은 2000년 요한 바오로 2세에 이어 두번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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