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일자리 재원'·'安 사드'·'洪 노조관' 직격…복잡한 전선
沈은 사드 이슈로 安 저격, 劉는 洪에 각 세우며 차별화 시도
(서울=연합뉴스) 정당팀 = 대선후보들은 28일 상암MBC에서 개최된 중앙선거방송토론위원회 주최 TV토론회에서 각자의 경제정책에 대해 물고 물리는 공방을 펼쳤다.
조기대선을 11일 앞둔 이날 경제분야를 주제로 열린 토론회에서 후보들은 상대의 정책이나 공약의 약점을 집요하게 파고들면서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한 신경전을 이어갔다.
특히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와 관련해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0억달러(1조1천300억원)의 비용 지불을 요구한 문제를 두고 그동안 토론회에서와 후보들간의 공수가 뒤바뀐 모습이 연출됐으며, 강성노조 문제를 두고는 보수후보들 사이에서도 충돌이 빚어지는 등 전선이 복잡하게 얽히는 모습을 보였다.
우선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의 경우에는 일자리 공약에 대한 재원 문제를 두고 집중 공세에 처했다.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는 "공공부문 일자리 81만개를 약속했는데, 공무원을 채용할 때 인건비만 필요한 것이 아니지 않느냐"며 "건물, 책상, 활동비, 컴퓨터 여러가지가 필요하다. 시설도 더 많이 필요해지는데, 예산이 더 들어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바른정당 유승민 후보는 "국민의 세금으로 하는 일자리 아니냐. 세금으로 일자리를 만들 거라면 저는 81만개가 아닌 200만개, 300만개도 만들 수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지난번에 정책본부장하고 토론하라더니, 오늘 그 정책본부장은 '세율 인상을 자세히 말하는 것은 득표활동에 도움이 안된다'고 하더라"라고 꼬집었다.
이에 문 후보는 "정책본부장과 토론하라고 한 것에 대해서는 사과하겠다"면서도 "(유 후보도) 중부담 중복지를 주장하는데, 그러려면 복지 공무원을 많이 늘려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응수했다.
또 시설비용 등이 더 들어간다는 주장에도 "다 고려해 계산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도 문 후보를 겨냥해 "지난 토론회 후 언론사의 '팩트체크'에서 문 후보의 설명을 두고 사실이 18%, 거짓말이 58%로 밝혀졌다"며 문 후보 주장의 신뢰성이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문 후보 측 선대위는 이와 관련해 별도 자료를 배포하고 "홍 후보가 인용한 팩트체크는 가짜뉴스로 판명 났다. 해당 언론사는 이미 기사를 삭제했다"며 "이를 가짜뉴스라고 지적하는 기사도 나왔다"고 반박했다.
안 후보에 대해서는 사드배치 찬성 입장을 밝혔던 것과 관련해 공세가 집중됐다.
문 후보가 먼저 "트럼프 대통령이 10억달러를 요구했고, 이는 우리 예산의 400분의 1이 넘는다. 이 돈을 우리가 부담하더라도 사드에 찬성해야 하나"라고 물었다.
그러면서 "사드배치에 무조건 찬성이라고 다들 주장하니 이제 비용도 부담하라는 주장까지 나오는 것 아니냐"라며 "우리가 행사할 수 있는 외교적 카드였는데, 괜히 협상력을 떨어뜨린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안 후보는 "10억달러는 미국에서 내는 것으로 합의가 다 돼 있다. 우리가 내야 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이런 설명에도 심상정 후보는 안 후보를 향해 "그럼 트럼프 대통령이 헛소리를 했다거나 거짓말쟁이라는 것이냐"라며 "돈을 주고도 계속 배치해야 하는 것이냐"라고 추궁했다.
이에 안 후보는 "돈 줄 일은 없을 것"이라며 "미국이 처음에는 중국도 흔들었지만, 결과적으로 긴밀히 협조하고 있지 않나"라고 논박했다.
홍 후보의 경우에는 '노조관'이 집중 공격의 대상이 됐다.
문 후보는 "해운·조선산업 위기, 또 가계부채 폭증, 정부부채 폭증, 국가부채 폭증, 이런 게 전부 다 강성귀족노조 때문인가"라며 "경제위기를 두고 왜 다 강성노조 탓만 하나"라고 캐물었다.
그러면서 "재벌개혁과 강성노조의 이기주의 중 뭐가 중요한가"라고 물었다.
이에 홍 후보는 "대우조선이 강성노조 때문에 그렇게 됐다고 말한 적은 없다"라면서도 "자동차 분야에서는 노조 때문에 국내에 투자를 안한다더라. 경제위기의 본질은 강성노조라고 본다"고 설명했다.
이 말을 들은 심 후보는 홍 후보에게 "주적이 노조인가"라고 날을 세웠다.
심 후보는 "홍 후보처럼 강한 노조 때문에 망했다고 하면 우리보다 노조가 강한 독일은 진작에 망했어야 한다. 노조가 강한 독일과 프랑스는 경제위기에도 튼튼하게 버티고 복지국가가 되지 않았나"라며 "무슨 궤변인가"라고 했다.
이에 홍 후보는 "나는 노조가 주적이라고 한 적 없다. 북한이 주적이다. 그런데도 북한이 주적이라고 얘기 안 하는 후보가 있지 않나"라며 "노조가 임금을 더 받으면 안된다는 것이 아니고 그만큼 받았으면 스트라이크(파업)을 하지 말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심 후보는 문 후보와는 크게 전선을 드러내지 않았지만 안 후보에게는 사드 문제를 비롯해 날을 세웠다.
유 후보의 경우 홍 후보와 법인세와 강성노조 문제를 두고 설전을 벌이는 등 보수진영 내 차별화를 통해 주도권을 쥐려는 모습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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