安·劉·沈 "복지 위해 증세", 洪 홀로 "감세"…TV토론
(서울=연합뉴스) 정아란 배영경 김동현 기자 = 주요 5당 대선후보들은 28일 서울 마포구 상암 MBC에서 개최된 중앙선거방송토론위원회 주최 TV 토론회에서 복지 재원의 조달 방안을 놓고 열띤 토론을 벌였다.
국민의당 안철수·바른정당 유승민·정의당 심상정 후보는 재원 조달을 위해 증세를 주장했지만,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는 홀로 감세를 강조했다.
평소 증세를 주장했던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는 이날 구체적으로 공약을 설명할 기회가 없었다.
안 후보는 "저는 오래전부터 '중부담·중복지'를 주장해왔다"면서 "재정 효율화와 실효세율의 정상화를 거쳐 국민적인 공감대를 토대로 증세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또 22%인 명목 법인세율을 일괄적으로 3%포인트 인상하겠다면서 "임원을 제외하고 직원 총급여액이 상승하는 기업과 동일노동 동일임금 원칙을 지키는 기업, 최저임금 수준보다 10% 이상 지급하는 기업에는 3%포인트를 깎아주겠다"고 약속했다.
유 후보도 '중부담·중복지'에 동의했다. 그는 명목 법인세율을 이명박 정부 이전 수준인 25%까지 돌려놓고, 조세부담률을 2018년부터 매년 0.5%포인트씩 인상해 2021년에는 21.5%까지 높이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심 후보는 사회복지 지출 비중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 수준으로 높이겠다고 약속하면서 이를 위해 연간 70조 원의 세금을 걷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다만 증세를 주장하는 후보들 사이에서도 구체적인 내용은 엇갈렸다.
심 후보도 사회복지세와 목적세 신설 계획을 밝혔지만, 유 후보는 이에 반대하면서 법인세·소득세·보유세·부가세 인상 등의 증세를 꾀하겠다는 입장을 폈다.
심 후보의 70조원 증세 계획을 놓고서도 유 후보는 "굉장히 급진적"이라고 지적한 반면, 심 후보는 "우리 국민이 원하는 유럽복지는 소득 1만 달러에 이룬 것인데 왜 우리 국민은 누릴 자격이 없느냐"고 맞섰다.
안 후보는 유 후보와 심 후보로부터 박근혜 정부의 '증세 없는 복지' 정책과 유사하다는 비판을 동시에 받기도 했다. 200조 원에 달하는 공약 이행을 위한 방안의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홍 후보는 토론에서 유일하게 감세를 주장했다.
홍 후보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연방 법인세율을 현행 35%에서 15%로 인하한 사실을 언급하면서 "미국은 이렇게 하면서 해외로 나갔던 기업들에 다 돌아오라고 하는데 증세하면 우리나라만 정반대로 가는 것이 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불황기에는 감세로 (기업) 투자를 유도해야 한다"면서 "포르투갈과 스페인, 그리스, 이탈리아는 불황기에 증세해서 복지로 퍼주다 망했고 아일랜드와 영국은 감세와 구조조정을 통해 살아난 것을 잘 살펴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유 후보는 "우리나라의 조세부담률이 굉장히 낮다"면서 "이명박 정부 때 법인세를 인하했으나 투자 대신 사내유보금만 늘어난 사례를 보면 법인세 인하가 투자로 연결된다는 단순 논리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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