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행심위, 설악산오색케이블카 당사자 의견청취
(양양=연합뉴스) 이종건 기자 = 강원 양양군이 제기한 설악산 오색케이블카 문화재 현상변경허가거부 취소청구사건 행정심판에 대한 현지증거조사에 나선 중앙행정심판위위원회(이하 중앙행심위)는 28일 양양군청에서 군과 문화재청 관계자 및 관련 분야 전문가 의견을 청취했다.
비공개로 진행된 이 날 의견청취에서 양양군과 문화재청은 설악산 오색케이블카 설치가 영향을 미칠 동물과 식물, 지질, 경관분야 4가지 쟁점에서 공방을 벌였다.
특히 동물과 경관분야에서 의견이 대립해 케이블카가 천연기념물 산양 서식에 미칠 영향과 상부 정류장 및 케이블카가 설악산 경관에 미칠 영향을 놓고 시각 차이를 드러냈다.
중요쟁점인 산양과 관련 양양군은 그동안 "해당 지역은 서식지가 아니고 카메라에 포착된 산양은 이동 중에 촬영된 것이며 공사 중에는 다른 곳으로 이동했다가 공사가 끝나면 다시 돌아온다"는 입장을 견지해왔다.
하지만 지난해 설악산케이블카 문화재현상변경안을 부결시킨 문화재위원회는 "위원들이 동물·식물·지질·경관 등 4개 분야별 소위원회를 구성해 현지 조사를 진행하고 각종 조사를 분석한 결과 케이블카 건설 공사와 운행이 문화재에 미치는 영향이 클 것으로 판단했다"는 견해를 밝힌 바 있다.
끝청 일대에 들어설 상부 정류장과 운행하는 케이블카가 설악산 경관에 어떤 영향을 줄지를 다룬 경관 분야에서는 "영양을 주지 않는다"는 양양군의 입장과 "영향을 준다"는 문화재위원 등 전문가들의 입장이 대립하고 있다.
이밖에 상부정류장 일대가 지구진화를 이해하는 데 유용한 증거물인 암괴원 인가를 다루는 지질분야에서도 "암괴원이 없다"는 양양군 입장과 "주변이 암괴원"이라는 문화재위원과 전문가 입장이 상충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중앙행심위 관계자는 "어제 시행한 설악산 현장조사와 오늘 의견청취를 토대로 사실관계와 쟁점을 정리한 뒤 9인으로 구성된 중앙행정심판위원회 본위원회를 개최해 공정하고 객관적으로 결론을 내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한 "전문적인 입장에서 양측의 입장이 상반되는 경우가 많았다"며 "동물 분야와 경관 분야 등은 보는 시각에 따라 다르므로 중립적이고 객관적인 데이터를 요청했고 이를 가지고 검토해볼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2015년 환경부로부터 조건부 승인을 받은 설악산오색케이블카 설치를 추진한 양양군은 케이블카 설치에 필수적인 문화재현상변경안이 지난해 말 문화재청 문화재위원회에서 부결돼 사업이 무산되자 문화재위원회의 결정이 잘못됐다며 지난달 3일 행정심판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중앙행심위는 이틀간의 일정으로 지난 27일부터 설악산과 양양지역을 방문해 현지증거조사를 벌였다.
한편, 중앙행심위의 현지증거조사가 진행되는 동안 오색지구와 양양군청 앞에서는 양양지역 주민들이 나와 케이블카 설치를 요구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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