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텃밭이 승부 가른다"…文·安 '호남대전' 인해전술
주말 여론조사 앞두고 3일간 호남서 진검승부
文, 29일 호남행 '총력전'…安측 '여론조사 전화받기' 캠페인
(서울=연합뉴스) 고상민 박경준 기자 = 5·9 대선이 약 열흘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와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는 이번 주말 각각의 '맨파워'를 모조리 동원해 호남 공세에 나선다.
이번 대선은 사실상 '야야(野野) 대결'로 치러지는 만큼 선거운동 막판 '텃밭' 호남에서 지지율 우위를 점해 대선 승리로 나아가겠다는 전략이다.
문 후보 측은 이미 공식 선거운동 초기부터 당력의 절반 이상을 호남에 쏟았다고 할 정도로 전남·전북 지역에 공을 들이고 있다.
호남지역 현역 의원은 세 명에 불과하지만, 송영길·김태년·김현미·홍영표 의원 등 이 지역 출신 의원들을 대거 내려보내 '민주당 바람'을 일으키는 데 공을 들였다.
김민석 선대위 상황본부장은 27일 기자들을 만나 "국민의당 호남 의원이 38명 정도일 텐데 민주당도 호남 출신 의원만 38명"이라면서 호남과의 유대감을 강조하기도 했다.
박영선 공동선대위원장 역시 선대위 합류 직후 매일같이 호남에서 선거운동을 벌이며 문 후보를 지원했다.
우상호 원내대표 주도 아래 초·재선 의원들로 구성된 '봄봄 유세단'도 첫 방문지로 호남을 선택하고 25일에 전남, 26일에 전북을 샅샅이 훑었다.
현역 의원뿐만 아니라 전직 의원에 김대중 전 대통령의 아들인 김홍걸 선대위 국민통합위원장과 상임고문인 김원기 전 국회의장 등도 호남에 내려가 힘을 보탰다.
문 후보 측은 이 기세를 몰아 29일 문 후보의 호남 방문 때 총력전을 벌일 계획이다.
유은혜 선대위 수석대변인은 28일 브리핑에서 29일 "문 후보의 호남 총력 유세에서 민주주의를 키워오고 민주주의를 살아온 호남 시민들을 만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맞서 안 후보 측은 이른바 '30인, 3일 작전'으로 호남 총공략에 나선다.
기존 호남 지역구 의원 23명을 포함해 채이배·박주현·이동섭 등 5∼6명의 호남 출신 비례대표 의원들도 이날부터 주말까지 자신의 연고지에 투입한다는 계획이다.
권노갑·정대철 상임고문 등 동교동계 좌장들도 호남지역 곳곳에 총출동한다. 안 후보의 부인 김미경 교수는 이날 전북 군산과 익산에 이어 전주를 찾아 호남 표심 공략을 거든다.
이러한 호남 총동원 전략은 이곳 지지율에서 반전을 일궈내야 전국적으로 다시 안풍(安風)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호남에서 문 후보에 앞선다는 신호가 나오면 수도권과 영남권에서도 안 후보가 '승리할 수 있는 후보'라는 인식을 하게 되고 결국 중도·보수층을 다 함께 움직일 수 있다는 복안이다.
호남은 사실상 안 후보와 문 후보의 양자대결이 펼쳐지는 곳인 만큼 한 명이라도 더 끌어오면 올수록 지지율 상승효과가 크다는 점도 '호남 올인' 전략의 배경이 됐다.
안 후보 측은 주말 여론조사에서 문 후보와의 격차를 좁혀놓아야 내주 마지막 여론조사(5월 2일) 발표 시 역전이 가능한 범위까지 추격할 수 있다고 본다.
안 후보 측은 이를 위해 3일간의 호남 공략을 통해 '여론조사에 적극적으로 임해달라'는 메시지를 던질 계획이다.
안 후보 측 관계자는 "안 후보 지지자들이 문 후보 지지자들과 달리 여론조사 응답에 적극적이지 않은 경향"이라며 "여론조사 결과도 심리적으로 중요하기 때문에 지지자들의 참여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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