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 "국가기관 개입된 '정보조작'과 맞서 싸울 것"
"'가짜 뉴스'보다 훨씬 심각…AI로 허위 정보 식별 후 계좌 삭제할 것"
(샌프란시스코=연합뉴스) 김현재 특파원 = 페이스북이 27일(현지시간) 국가기관이 개입된 '정보조작'과의 전쟁을 선포한다고 밝혔다.
페이스북은 이날 공식 웹사이트를 통해 "지정학적 목적을 위해 허위 정보나, 사실을 오도하는 정보를 확산시키고 있는 일부 국가와 기관들이 있다"면서 "이들은 많은 돈을 들여 매우 미묘한 콘텐츠를 유포시킨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정부 기관원이나 고액의 돈을 받는 전문가들이 개입해 가짜 계정을 통해 수행하고 있는 다양한 수법들은 가짜 뉴스로 알려진 현상을 훨씬 뛰어넘는 정보조작"이라며 "머신러닝 등 AI(인공지능)을 이용한 정보 분석 등을 통해 이를 식별하고 정보조작의 진원지가 되는 허위계정을 정지 또는 삭제함으로써 정보조작과 맞서 싸울 것"이라고 밝혔다.
페이스북은 "이 정보조작과의 전쟁을 해커나 사기꾼보다 더 복잡한 문제"라고 규정했다.
로이터 통신은 프랑스 1차 대선을 앞두고 페이스북이 지난주 3만 개의 계정을 정지시킨 것도 이런 정보조작과 관련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페이스북은 이날 웹사이트에서 정보조작의 대표적 사례로 지난 미국 대선 때 러시아 정보기관이 개입한 것을 들었다.
조직적으로 이메일과 다른 문서를 훔치고 이를 허위계정을 통해 페이스북상에서 퍼뜨린 뒤 또다시 '증폭자'들을 통해 가짜 뉴스를 확산시킨 것이 전형적인 정보조작의 예에 속한다는 것이다. 페이스북은 "이로 인해 진짜 친구 그룹과 네트워크를 통한 메시지의 유기적 확산이 불가피했다"고 인정했다.
페이스북은 최근 들어 자주 행해지는 정보조작과 허위 뉴스 제공의 수법도 자세히 전했다.
가공의 인물이 실재 인물인 것처럼 해서 친구 요청을 한 후 그 요청이 수락되면 표적에 대해 더 많은 정보를 수집하고 그 정보는 차례로 악의적인 소프트웨어로 이어지는 웹 링크로 보내지거나 추가 스파이 행위를 위한 도구로 이용된다는 것이다.
페이스북은 "갑작스러운 활동 중단이나, 동일한 자료의 반복된 게시와 같은 비인증 징후를 보이는 계정은 행동분석에 기반해 추적할 것"이라며 "또 어떤 콘텐츠의 중요성을 부각하기 위해 '좋아요'를 조작하는 행위, 선동적이고 인종차별적인 자료의 확산 등의 증폭 기술도 이미 파악하고 있다"고 밝혔다.
페이스북은 "허위 사실을 증폭시키는 기술은 대부분 현지 언어와 현지 정치 상황에 익숙한 인물들에 의해 주도되고 있다"면서 정보조작은 "정치적으로 다른 사람을 비난하기 위한 것도 있지만, 일반적인 불신과 혼란을 가중시키려는 내용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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