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열에서 화합으로"…하이네켄 광고 온라인서 '반향'
4분 25초짜리 광고 유튜브서 조회수 200만 회 육박
성전환·기후변화·페미니즘 놓고 이견 좁히기 담아
하이네켄의 '분열된 세계: 그리고 실험' 광고[https://youtu.be/8wYXw4K0A3g]
(로스앤젤스=연합뉴스) 김종우 특파원 = 세계적 맥주 하이네켄이 정치적 메시지를 담은 파일럿 광고가 유튜브 등에서 잔잔한 반향을 낳고 있다.
27일(현지시간) 미국 언론들에 따르면 하이네켄이 지난 20일 유튜브에 시범적으로 올린 '분열된 세계: 그리고 실험'이란 제목의 4분 25초짜리 광고가 조회 수 200만 회에 육박하고 있다.
이 광고는 트랜스젠더·기후변화·페미니즘 등 3개의 주제와 관련해 각각 상반된 견해를 가진 2명이 창고에서 만나 ▲첫 대화(아이스브레킹) ▲질의·응답 ▲공동 작업 등을 통해 상호 이해를 해나가는 과정을 담았다.
광고에 등장하는 인물은 서로 처음 만난 사이다. 첫 번째 커플은 트렌스젠더 여성과 성전환이 도덕적으로 옳지 못하다고 생각하는 남성이다.
이어 기후변화를 놓고 서로 다른 견해를 가진 남성 2명이, 페미니즘을 남성혐오라고 생각하는 남성과 여성학을 전공한 여성이 차례로 등장한다.
이들의 첫 만남에서 그냥 헤어질 것인가 아니면 맥주 한 잔을 놓고 서로 간 다름에 대해 대화를 나눌 것인가 선택권을 준다. 하지만 이들 모두 맥주를 놓고 마주보고 앉아 대화를 나누고 공동 작업을 통해 서로를 조금씩 이해해간다.
성전환을 혐오했던 남성은 이 과정을 거쳐 트렌스젠더 여성에게 "인생은 흑백이 아닌데 그동안 세상을 흑백으로만 봐왔던 것 같다"면서 그녀에게 전화번호를 물었고 연락을 하자고 말했다.
페미니즘을 신랄하게 비판했던 남성은 공동 작업에서 여성학자인 여성을 도와주기도 한다.
이 광고를 본 할리우드 여배우 사라 실버맨과 배우 타란 킬램은 "하이네켄 광고가 신선하며 설득력 있는 메시지를 보여줬다"고 칭찬한 댓글을 올리기도 했다.
특히 하이네켄의 이번 파일럿 광고는 펩시가 지난 5일 '흑인의 생명도 소중하다'(Black Lives Matter)를 소재로 한 광고를 철회하고 공식으로 사과한 것과 상당한 대조를 보인다고 언론들은 전했다.
펩시의 광고는 사진작가, 첼리스트, 패션모델 등이 각자 자기 일을 하던 중 '흑인의 생명도 소중하다' 시위현장을 목격한 후 일손을 놓고 동참하는 줄거리다.
패션모델이자 TV스타인 켄달 제너가 시위현장에 배치된 경찰관에게 펩시콜라를 건네고, 이에 시위 참가자들이 환호성을 올리는 장면이 클라이맥스다.
그러나 일단 광고에서 참가자들이 웃고, 손뼉 치고, 서로 껴안는 등 심각한 시위를 희화화했다는 이유로 네티즌들의 분노를 자아냈다.
jongw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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