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에 양치시설 설치해야 하는 이유는
건강증진개발원 분석…"충치 감소 편익이 설치비용의 19배"
(서울=연합뉴스) 한미희 기자 = 초등학교에 양치시설을 따로 두면 설치 및 운영에 드는 비용보다 충치 감소로 인한 치과 진료비 절감 등의 편익이 20배 가까이 크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29일 한국건강증진개발원 조은별 연구위원의 '학교 양치시설 설치·운영 정책 현황과 과제' 보고서에 따르면 2011∼2013년 보건복지부의 국고보조금 지원으로 양치시설이 설치된 초등학교는 69곳이다.
개발원은 지난해 서울대 산학협력단과 수행한 '학교 양치시설 설치·운영 사업 경제성 평가 모형 개발' 연구에서 양치시설이 있는 학교와 그렇지 않은 학교 학생들의 구강검진 결과를 비교·분석하고, 양치시설이 있는 69개 학교의 학생 5만1천350명이 얻을 수 있는 편익을 149억∼154억원으로 추산했다.
이는 칫솔질을 통한 구강관리로 충치가 줄어든 만큼 진료비가 감소하고, 아동기에 익힌 적극적인 치아관리 습관이 성인기에 나타날 수 있는 치주질환을 예방함에 따라 발생하는 진료비 절감 효과를 한국인 기대 수명인 80세까지 추정한 것이다.
보고서는 69개 학교에 들어간 설치비와 운영 관리비가 총 7억8천500만원이므로, 비용 대비 효과는 19배로 나타나 양치시설의 경제성이 높다고 평가했다.
2015년 복지부가 발표한 아동 구강 건강실태조사에 따르면 12세 아동의 1인당 우식치아(충치)는 1.9개로, 같은 나이의 독일, 영국, 미국, 스웨덴 아동의 약 2배다.
복지부는 아동 구강건강을 위해 2011년 초등학교 양치시설 설치·운영 정책을 도입해 2011년 30개, 2012년 31개, 2013년 8개 학교에 양치시설을 설치했으나, 2014년부터 국고보조금이 중단됐다.
보고서는 "시설이 학교에 설치되므로 교육부 예산으로 지원해야 한다는 이유로 복지부의 양치시설 설치비가 국가 예산에 반영되지 못했기 때문"이라며 "예산 삭감 이후 현재까지 지원이 이뤄지지 않고 있어 시설 관리도 소홀해질 수밖에 없는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학교 양치시설은 칫솔질뿐만 아니라 손 씻기를 함께 할 수 있는 공간으로 활용돼 아동·청소년의 개인위생 실천율을 높이는 데도 활용가치가 높다고 평가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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