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전쟁 임박하지 않았다"…美언론 잇따라 위기론 진화
NYT "북 원자로 선제타격 고려했던 1994년과는 다른 상황"
(서울=연합뉴스) 김남권 기자 = 북한의 핵실험 가능성과 미국의 강한 대북 압박으로 한반도 긴장이 어느 때보다 높아졌지만 실제로 전쟁이 임박한 것은 아니라는 분석을 미국 언론들이 잇따라 내놓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26일(현지시간) 트럼프 정부 내 고위급 관리들과 한반도 전문가들을 인용해 미국과 북한 사이에 오간 호전적인 위협과 군사력 과시가 양국의 충돌 위험을 과장하고 있다고 전했다.
최근 한반도를 둘러싼 긴장감은 어느 때보다 높아진 모양새다.
북한의 6차 핵실험 가능성에 미국은 핵 항공모함 칼빈슨 전단을 한반도 인근에 재배치해 압박했다. 미국의 핵 추진 잠수함 미시간함도 부산작전기지에 도착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그간 대북 압박 발언을 쏟아낸 데 이어 이날 상원의원 모두를 백악관에 불러 대북정책 브리핑을 했다.
미국의 압박에 북한도 가만히 있지는 않았다.
북한은 25일 북한군 창건 85주년 기념일을 맞아 역대 최고규모의 화력훈련으로 맞섰다.
북한 정부의 원유 비축 소문이 도는 와중에 북한 주유소들이 문을 닫았다는 보도도 나왔다.
NYT는 한반도를 둘러싼 상황을 고려할 때 미국인들이 금방이라도 전쟁이 발발할 것으로 생각할 수 있지만 실제로는 전쟁이 임박한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NYT는 관리들을 인용해 최근 미국이 감행한 군사적인 조치들의 "목적이 선제타격보다는 북한 지도자인 김정은이 추가적인 핵·미사일 실험을 하지 못하도록 하는 데 있다"고 강조했다.
김정은이 대중 앞에 계속 모습을 내보이고 한국 국민이 전쟁에 대비해 생필품을 비축하지 않는 점도 전쟁이 임박하지 않았음을 보여주는 증거라고 NYT는 전했다.
도시 대피령 얘기가 없고 미국이 한국에 추가적인 병력을 배치하지 않는 데다 주한 미 대사관이 외교관 가족들에게 한국을 떠날 것을 권고하지도 않는 상황이다.
NYT는 최근 한국과 북한에서 펼쳐진 상황들이 빌 클린턴 미 행정부가 북한 원자로의 선제타격 작전을 검토해 한국전쟁이 끝난 이래 군사적 충돌 가능성이 가장 컸던 1994년과는 다르다고 강조했다.
존스홉킨스대 한미연구소의 조엘 위트 선임연구원은 전쟁이 금방이라도 날 것이라고 사람들을 믿게 하는 양쪽의 "수사만큼 현실이 긴장 상태에 있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미 CNN도 조그만 불꽃에도 타오를 수 있는 불씨처럼 한반도 상황이 위태롭다고 걱정하는 목소리가 있지만 "설사 당장 전략적 오판이 있더라도 전쟁은 임박한 게 아니라고 많은 전문가가 믿는다"고 전했다.
미 태평양사령부 합동정보센터 작전국장을 지낸 칼 슈스터 하와이퍼시픽대 교수는 전쟁이 임박한 상태라면 미군의 방어준비태세가 '데프콘 2'로 상향됐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방어준비태세를 데프콘 2로 올리는 조치는 대중에게 공표되지만 아직 상향 발표는 없었다.
kong7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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