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판박이 샤바오룽, '사법·공안 차르'인 정법위 서기 유력

입력 2017-04-27 14:11
시진핑 판박이 샤바오룽, '사법·공안 차르'인 정법위 서기 유력

샤바오룽·차이치·잉융·천민얼등 시진핑 측근 정치국 진입할듯

(홍콩=연합뉴스) 최현석 특파원 =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의 측근이자 판박이로 평가되는 샤바오룽(夏寶龍·64) 전 저장(浙江)성 서기가 중국 공안·검찰·법원 등을 거머쥘 당 중앙정법위원회(정법위) 서기로 승진할 것이 유력하다고 홍콩 영자지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27일 보도했다.

연령제한으로 올 가을 제19차 당대회에서 물러날 멍젠주(孟建柱) 정법위 서기 후임으로 승진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샤바오룽이 멍젠주 자리를 이어받게 되면, 시 주석의 지원을 바탕으로 당대회에서 공산당 정치국 위원 25명중 한 명으로 선임될 가능성도 점쳐진다.

SCMP 보도에 따르면 샤바오룽은 차이치(蔡奇) 베이징(北京) 시장, 잉융(應勇) 상하이(上海) 시장, 천민얼(陳敏爾) 구이저우(貴州)성 서기 등 시 주석 측근과 함께 정치국 위원 진입이 무난할 전망이다.

시 주석은 이들 측근을 바탕으로 당 정치국을 장악해 사실상 '1인 체제'를 구축하려는 의도를 갖고 있어 보인다.

'7상8하'(七上八下·67세는 유임하고 68세는 은퇴한다) 관례에 따라 시 주석과 리커창(李克强) 총리를 제외한 현임 상무위원 5명은 19차 당대회에서 물러나야 하며, 그에 앞서 새로 짜일 당 정치국이 후임 상무위원을 선출하게 된다.

19차 당대회에서 새 정치국이 현재 69세로 퇴진 대상인 시 주석의 최측근 왕치산(王岐山) 중앙기율검사위원회 서기의 유임 여부를 결정할 권한도 갖게 된다.

다시 말해 시 주석의 1인체제 구축여부는 당 정치국을 장악하느냐 그렇지 못하느냐에 달렸다고도 할 수 있다.

베이징 정가에서는 1인체제 구축을 위해 왕치산 중앙기율위 서기와 함께 부정부패 사정 드라이브를 해온 시 주석이 샤바오룽을 정법위 서기에 앉혀 반부패 기치를 더욱 높이들고 권력 강화에 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

시 주석이 저장성 서기였던 2003∼2007년 부서기였던 샤바오룽은 유사한 행정 스타일로 인해 '시진핑 판박이'로 불린다.

상하이(上海)정법학원 천다오인(陳道銀) 부교수는 "시 주석과 샤바오룽이 통치 스타일 면에서 비슷한 점이 많다"며 "시민사회와 반체제 인사에 대한 강경한 접근이 가장 두드러진다"고 말했다.

특히 샤바오룽은 저장성에서 교회 십자가 1천여개와 일부 교회 건물을 철거하는 캠페인을 벌여 유명해졌다.

당시 샤바오룽 저장성 부서기의 그런 행동은 시진핑의 강력한 지지를 받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샤바오룽이 작년 저장성 성도인 항저우(杭州)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때 철통경비를 펴 시 주석의 마음을 샀다. 항저우 시민들이 강력하게 반발했으나 샤바오룽은 아랑곳하지 않았다.

샤바오롱이 정법위 서기가 된다는 것은 시 주석에게 다른 의미가 있다.

샤바오룽을 통해 시 주석 집권 이후 부정부패가 드러나 무기징역을 선고받고 복역중인 저우융캉(周永康) 전 정치국 상무위원 겸 정법위 서기의 영향력이 여전한 중국 내 사법기관들의 분위기를 일소할 수 있어서다.

샤바오룽이 정법위 서기를 맡게 되면 왕치산 서기에 버금가는 위상을 갖게 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harris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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