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대 대선 투표율 넘나…후보캠프들 "높으면 유리" 한목소리

입력 2017-04-27 12:04
수정 2017-04-27 13:56
18대 대선 투표율 넘나…후보캠프들 "높으면 유리" 한목소리

여론조사서 '반드시 투표하겠다' 70∼90%…5년 전 75% 상회할듯

文 '사전투표 독려에 총력', 安 '수도권 20-40대 투표장 끌어내기'

洪 'TK서 동남풍', 劉 '수도권 청년층 공략', 沈 '청년·여성이 열쇠'

(서울=연합뉴스) 김동현 박수윤 서혜림 이슬기 최평천 기자 = 5·9 '장미대선'이 '황금연휴'라는 악재에도 불구하고 지난 18대 대선을 뛰어넘는 투표율을 기록할 조짐을 보이자 후보 캠프별로 득실 계산과 전략 마련에 분주하다.

최근 여론조사 결과들을 종합하면 유권자 5명 중 4명가량은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하겠다는 의지가 강하다는 게 공통적인 흐름이다.

27일 여론조사전문기관 리얼미터에 따르면 CBS 의뢰로 24∼26일 전국 성인 1천52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2.5%포인트,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에서 응답자 79.1%가 '19대 대선에서 투표하겠다'고 밝혔다.

'반드시 투표하겠다'는 응답만 70.2%에 이르러 2012년 제18대 대선 때 투표율 75.8%를 넘어설 가능성이 제기된다.

한국일보와 한국리서치가 24∼25일 전국 성인 1천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는 ±3.1%포인트,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2017년 3월 행정자치부 발표 주민등록인구 기준 가중치 부여)에서는 '반드시 투표하겠다'는 응답이 무려 92.2%나 됐다.

이는 1987년 직선제 개헌 이후 가장 높았던 제13대 대선 투표율 89.2%를 상회하는 수치다.

앞서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월드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10∼11일 전국 유권자 1천500명을 대상으로 한 전화면접 조사(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2.5%포인트)에서도 82.8%가 '반드시 투표하겠다'고 답했다.

특징은 전통적으로 투표율이 낮은 20∼30대 젊은 세대의 투표 의향이 높다는 점이다.

이날 CBS-리얼미터 조사에서 '반드시 투표하겠다'는 답변 비율이 가장 높은 연령대는 '19∼29세'로 77.3%에 이르렀고, 중앙선관위-월드리서치 조사에서도 20대 이하 응답자의 84.2%가 반드시 투표하겠다고 밝혀 전체 평균(82.8%)을 웃돌았다.

이번 선거는 대선으로는 처음으로 사전투표가 도입됐다는 점에서 청년층이 미리 투표하고 '황금연휴'를 즐긴다면 전체 투표율이 상당한 수준을 기록할 전망이다.

이와 같은 투표율 관측에 각 후보 캠프는 저마다 '높으면 유리하다'며 상황 분석과 맞춤형 전략 짜기에 골몰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 측은 투표율이 높아야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사태로 범국민적 정권교체의 열망이 제대로 반영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여론이 그대로 투표까지 이어져야 정권교체의 기수인 문 후보에게 힘이 실린다는 것이다.

긴 연휴가 투표율 제고의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사전투표를 독려한다는 전략이다.

문 후보 측 전병헌 전략본부장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사전투표에서 투표율을 높이는 데 일차적으로 집중하려고 한다"며 "캠프 관계자들이 사전투표 독려에 총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전했다.

아울러 마음을 정하지 못한 부동층을 끌어내기 위해 일상생활에서 변화를 체감할 수 있는 '내 삶을 바꾸는 정권교체'와 안정감을 줄 수 있도록 '준비된 후보' 이미지를 부각할 방침이다.

최근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 측은 더욱 절박하다. 적극적인 지지층을 갖춘 문 후보와 달리 투표를 망설이는 소극적인 지지층을 투표장으로 끌어내야 역전을 노릴 수 있어서다.

김성식 총괄선거대책부본부장 겸 전략본부장은 "현재 여론조사에는 누가 대통령이 돼야 망가진 국정을 바로 세우고 무한 정쟁으로 되돌아가지 않을지 사려 깊게 생각하는 분들의 여론은 잘 반영되지 않고 있다"며 "투표행위 자체에도 고민이 많은 이분들을 적극 독려해 투표장으로 나오게 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계층별로는 여론조사에 응하지 않고 있는 수도권 20~40세대가 주요 타깃이다. 이들의 자신감을 키워 투표권을 행사하게 한다는 계획이다.

안 후보 측 관계자는 "문 후보 쪽은 단단히 뭉쳐있으니 우리로서는 만약 투표율이 75%가 안 된다면 힘들 수 있다"고 말했다.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 측은 전통적 지지층인 대구·경북(TK) 등 영남권과 50대 이상 장·노년층 투표율을 끌어올리는 데 주력하고 있다.

홍 후보가 공식선거운동 시작 후 대구 서문시장을 두 번이나 찾는 등 영남에서 '동남풍'을 일으켜 충청을 지나 수도권에 상륙하는 동선을 짜고 있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그는 이날 페이스북에서 "이제 동남풍이 태풍이 돼가고 있다. 이 여세를 몰아 PK(부산·경남)의 바람도 태풍이 되도록 할 것"이라며 "그다음 충청, 수도권으로 바람몰이해 '홍준표 바람'이 대한민국에 휘몰아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안보위기와 좌우 이념대결을 강조하고, 박 전 대통령의 '억울한 탄핵'을 반복 설명함으로써 보수 지지층의 투표율을 높이겠다는 복안이다.

바른정당 유승민 후보 측은 홍 후보와 달리 보수 진영의 전통적인 '텃밭'에만 기대지 않고 최근 유 후보에 호감을 보이는 수도권과 20대 유권자들의 투표율을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영남과 노년층의 지역·세대 대결 구도를 자극하지 않고 '개혁 보수'의 새 텃밭을 마련하겠다는 구상이다.

김세연 사무총장은 "투표율을 정치공학적으로 접근하지 않기로 했다"며 "높은 투표율은 건강한 민주주의의 척도"라고 말했다.

정의당 심상정 대선후보 측은 심 후보가 여성과 20-30대 세대의 지지를 많이 받는 만큼 젊은층의 투표율이 높으면 유리할 것으로 보고 있다.

심 후보 측 관계자는 "투표율 자체보다는 세대별 투표율에 따라 후보 간 유·불리가 나올 것"이라며 "유불리를 떠나 당선자의 대표성·정당성을 위해 투표율은 높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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