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정 안 된 한전공대 놓고 광주시·전남도 '어색한 기류'
전남도 여론 선점 시도에 광주시 불편한 기색…유치 신경전 예상
(무안=연합뉴스) 손상원 기자 = 한전 공대 설립을 놓고 광주시와 전남도 사이에 어색한 기류가 감지된다.
정치권에서 '광주·전남' 대선 공약으로 내세우면서 이제 겨우 실현 가능성을 타진하는 단계인데도 벌써 유치 신경전을 벌이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27일 지역 정가와 광주시, 전남도 등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은 최근 지역 공약을 발표하면서 한전공대(KEPCO Tech·켑코텍) 설립을 약속했다.
당에서 제시한 광주·전남 상생 3대 약속 가운데 하나인 '대한민국 에너지신산업 메카' 육성 공약에 포함된 방안이다.
한전공대는 한전이 설립해 에너지 분야 우수 인력을 양성하는 연구·교육기관 형태로 포스코와 포스텍이 모델로 제시됐다.
전남도는 자체적으로 발굴해 건의한 지역 대선 공약 과제가 채택된 것을 반기며 여론 선점에 나섰다.
수도권(서울대 공대), 충청권(카이스트), 영남권(포항공대), 호남권(한전공대)을 잇는 국토균형발전이 가능해질 것이라고 환영했다.
전남도 안팎에서는 한전이 들어선 나주 빛가람 혁신도시에 한전 공대가 들어서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광주시는 불편한 기색을 감추지 않았다.
광주시 관계자는 광주와 전남 구분 없는 상생 사업으로 나온 공약인데도 전남도가 너무 앞서간다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에너지 산업 육성의 '열매'를 놓고 일어난 광주시와 전남도의 물밑 신경전은 기존에도 있었다.
광주시는 빛가람도시와 가까운 남구에 조성 중인 도시첨단산단에 에너지, 전기 등 관련 기업과 연구기관을 유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반면 전남도는 나주로의 '집적'을 원한다.
광주시가 혁신도시 이전 기관 직원에 정착금을 지원하자 혁신도시 활성화를 바라는 나주시는 노골적으로 서운한 감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한전 공대 설립이 구체화한다면 입지를 놓고 나주와 광주 남구 사이에 팽팽한 줄다리기가 벌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양 시·도와 지역별 정치권의 치열한 힘겨루기도 예상된다.
사업 추진 걸음마 단계부터 광주시와 전남도가 갈등 양상을 노출해 일을 그르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있다.
전남도 관계자는 "광주시와 전남도 모두 각자의 입장은 분명히 있겠지만 사업이 가시화되면 상생을 첫째 원칙으로 협의하겠다"고 말했다.
sangwon700@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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