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파격 세제개편안 영향은…美기업실적↑·달러 강세요인
증시에 새바람 기대…워런 버핏에서 소형주까지 영향
(서울=연합뉴스) 김윤구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6일(현지시간) 공개한 세제개편안은 미국 기업과 월가에 어떤 영향을 줄까.
법인세 최고 세율을 35%에서 15%로 대폭 낮추는 등의 세금개편 계획으로 억만장자 투자자 워런 버핏에서부터 소형주에 이르기까지 폭넓은 영향을 받을 전망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우선 상장기업 실적 개선에 큰 효과가 있다.
실효세율이 1% 감소하면 S&P500 기업의 주당순이익은 1.34 달러 늘어난다고 S&P 글로벌 마켓 인텔리전스가 추산한 바 있다.
이는 주식시장 랠리에 새로운 바람을 불어넣을 수 있다. 투자자들은 주식이 비싸 보이기 시작했다고 우려해왔다. 세금 감면은 주식가치에 대한 걱정을 대부분 덜어줄 것이라고 로버트 W.베어드의 투자전략가 브루스 비틀스는 말했다.
법인세 감면으로 대기업 주식보다는 소형주의 주가를 더 끌어올릴 것이라고 기대하는 투자자가 많다.
대기업은 해외 수익에 대해 미국 정부에 세금을 내는 것을 미룰 수 있지만 중소기업은 이익의 대부분을 국내 매출을 통해 올리기 때문이다.
소형주로 구성된 러셀 2000은 지난해 11월 8일 트럼프 당선 이후 16% 상승했지만, S&P 500은 5% 올랐다.
해외사업 비중이 높은 미국 기업들은 트럼프 행정부의 속지(territorial) 세금체계 계획으로 혜택을 볼 전망이다. 미국 기업들은 속지 세금체계를 따르면 해외에서 벌어들인 수익에 대해 세금을 아예 내지 않거나 적게 낸다.
이 계획에는 기업이 해외 이익을 미국으로 가져올 때 일회성 '본국송환세'를 부과하는 방안이 포함됐다. 하지만 구체적인 세율은 정해지지 않았다.
미국은 자국 기업의 미국 내 수익뿐 아니라 해외에서 벌어들인 수익에 대해 35%의 법인세를 매겨왔다. 다만, 이를 본국에 들여오기 전까지는 세금 내는 것을 미룰 수 있도록 했다. 이에 따라 미국 기업들은 과세를 미루기 위해 해외에 2조6천억 달러의 수익을 비축해놨다.
BoA메릴린치는 속지 세금체계로 바뀌어 기업들이 해외 수익에 대해 세금을 내지 않고, 법정세율이 35%에서 20%로 낮아질 경우 S&P500 기업의 주당순이익이 2018년에 12% 늘어날 것이라고 예상한 바 있다.
법인세 인하로 혜택을 입는 주요 기업 가운데는 워런 버핏의 버크셔 헤서웨이가 있다. 이 회사는 매출의 대부분을 미국 내에서 벌어들인다.
법인세율이 15%로 낮아지면 버크셔의 장부가치가 13%, 약 360억 달러(약 41조 원) 늘어날 것이라고 바클레이스가 지난 2월 추산한 바 있다.
기업들과 미국 상공회의소 같은 경제단체는 이날 세제개편안을 일제히 환영했다.
세제개편안은 달러 가치를 전반적으로 끌어올리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 기업들이 해외의 이익을 국내로 가져오면 달러 가치가 높아질 수 있다. 기업들이 외국 돈을 달러로 바꿀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또한, 세금 감면으로 성장률이 높아지면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인상 속도가 빨라지고 수익을 좇는 투자자들에게 달러의 매력은 커진다.
kimy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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