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저스 '좌완 일색' 선발진, 영광 재현이냐 기대 이하냐

입력 2017-04-27 09:24
다저스 '좌완 일색' 선발진, 영광 재현이냐 기대 이하냐

MLB 역대 좌완 선발진 '극과 극'…1965년 다저스 WS 우승 vs 승률 5할 미만 팀도 수두룩

(서울=연합뉴스) 장현구 기자 = 미국프로야구(MLB) 로스앤젤레스 다저스가 선발 투수진을 좌완 위주로 재편할 것으로 보임에 따라 그간 왼손으로 이뤄진 선발진이 어떤 성적을 냈는지 흥미를 끈다.

다저스는 좌완 유망주 훌리오 우리아스를 선발진에 포함해 6인 로테이션으로 돌린 뒤 선발진을 새로 짤 예정이다.

부진한 일본인 우완 투수 마에다 겐타가 반등하지 못하면 그를 불펜으로 돌리고 클레이턴 커쇼, 알렉스 우드, 우리아스, 브랜던 매카시, 류현진으로 선발진을 구성할 가능성이 크다.

손가락 물집 부상에서 돌아오는 리치 힐과 우드가 선발과 불펜을 맞교환하더라도 매카시를 제외한 4명은 왼손으로 채워진다.

4명의 왼손 투수가 오른손 타자에 잘 대처한다면 좌완 위주로 구성된 선발진은 특별히 나쁠 게 없다. 실점의 시작인 1루 주자를 오른손 투수보다 더 쉽게 견제해 상대 팀 기동력을 묶을 수 있어서다.

다저스는 이미 1965년 왼손 선발 투수들을 앞세워 월드시리즈(WS) 우승을 일궜다.

샌디 쿠팩스(26승)와 돈 드라이스데일(23승) 당대 최강의 원 투 펀치가 워낙 막강하기도 했으나 왼손 선발 투수 삼총사의 활약이 두드러져 주목을 받았다.

당시 4인 선발 로테이션에서 드라이스데일을 뺀 쿠팩스, 클라우드 오스틴(15승), 조니 포드레스(7승) 등 3명이 좌완이었다.

구원이면서 6차례 땜질 선발로도 나선 닉 윌하이트를 합쳐 왼손 투수가 정규리그 전체(162경기)의 69%인 112경기에서 선발로 등판했다.

뉴욕 양키스도 1980년 선발 투수 4명 중 토미 존(22승), 론 기드리(17승), 톰 언더우드(13승) 좌완 3명을 앞세워 정규리그에서 103승 59패라는 압도적인 승률로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 타이틀을 가져갔다.

그해 양키스가 왼손 투수를 선발로 내보낸 횟수는 110차례에 달했다.

양키스는 1983년에 기드리(22승), 셰인 롤리(14승), 데이비드 리게티(14승)를 내세워 역대 최다인 한 시즌 127경기에서 좌완 선발을 운영하기도 했다. 그해 리그 동부지구 3위에 머물렀으나 91승 71패로 성적은 나쁘지 않았다.

역시 1974년 왼손 투수를 116번이나 선발로 올려 56승을 따내며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에서 우승한 볼티모어 오리올스의 사례도 성공적이었다.

실패한 경우도 적지 않았다.

2004년 캔자스시티 로열스는 대럴 메이 등 선발 3명과 구원 제러미 아펠트를 합쳐 4명의 좌완을 108차례 선발 투수로 기용했으나 58승 104패라는 참담한 성적표를 쥐었다.

왼손 선발 투수를 최소 111차례 이상 내고도 승률 5할을 밑돈 1980년과 2015년 시카고 화이트삭스의 사례도 실패 케이스로 꼽힌다.

현재로선 다저스 좌완 선발진의 성적을 낙관할 수 없다.

지구 최강 에이스 커쇼를 제외하곤 부상·수술 이력(힐과 류현진), 빅리그 선발 경험 부족(우리아스) 탓에 순항 여부를 가늠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부활 신호탄을 쏜 류현진이 상승세를 이어가고 우리아스가 돌풍을 일으킨다면 기대 이상의 성적을 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cany9900@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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