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피난처도시 지원중단 제동에 법원 맹비난 "대법서 보자"
反이민행정명령-피난처도시 제동 건 법원명령에 "터무니 없다"
'판사 쇼핑'-'엉망인 시스템' 원색적 표현으로 사법부 비판 논란
(워싱턴=연합뉴스) 심인성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6일(현지시간) 이른바 '피난처 도시'(Sanctuary City·불체자 보호도시) 연방정부 예산지원 중단에 관한 자신의 행정명령이 전날 법원에서 또다시 제동이 걸린 데 대해 노골적인 불만을 드러냈다.
특히 '판사 쇼핑'(judge shopping·유리한 판결을 내려주는 판사를 찾아다니는 행위), '엉망인 시스템'(messy system) 등의 원색적 용어까지 써가며 사법부를 맹비난해 논란이 예상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에서 "입국금지(반이민 행정명령) 조치를 중단시킨 첫 번째 제9 연방항소법원의 결정, 그리고 이제는 법원이 피난처 도시 관련 조치까지 타격을 줬다. 두 개 모두 터무니없는 결정"이라면서 "대법원에서 보자"고 밝혔다.
법원의 결정에 불복해 최종심인 대법원의 싸움까지 각오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밝힌 것이다.
이어 "매우 큰 우리나라에서, 선택권이 아주 많은데도 입국금지 조치와 피난처 도시 사건이 모두 제9 연방항소법원 관할로 떨어진 것을 모두가 목도하고 있다"면서 "제9 연방항소법원은 (대법원에서 그 판결이나 결정의) 거의 80%가 뒤집히는 끔찍한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런 것을 판사 쇼핑이라고 불렀다. 엉망인 시스템이다"고 일갈했다.
이는 자신의 행정명령에 반대하는 진보 진영의 인사들이 일부러 자신들에게 유리한 판결이 예상되는 법원을 골라 소송을 제기하고 있고, 그 대상이 바로 샌프란시스코에 있는 제9 연방항소법원이라는 취지의 언급이다.
샌프란시스코 연방지법의 윌리엄 오릭 판사는 전날 피난처 도시 예산지원 중단 관련 행정명령 집행에 대한 '예비적 금지명령'(preliminary injunction)을 내렸으며, 이에 따라 이 사건은 제9 연방항소법원에서 다뤄지게 됐다.
오릭 판사는 금지명령에서 "재정지원을 중단하겠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행정명령은 불법체류자 보호정책을 계속 펴겠다고 밝힌 피난처 도시에 대한 광범위한 연방예산을 겨냥하고 있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의회가 승인한 연방예산 지출에 대해 새로운 조건을 덧붙일 수 없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취임 직후인 지난 1월 말 테러 위험 등을 이유로 이라크, 시리아, 이란, 수단, 리비아, 소말리아, 예멘 등 이슬람권 7개국 국적자의 미국 입국을 잠정 금지하는 행정명령을 내렸으나 이는 시애틀 연방지방법원에 이어 제9 연방항소법원에서도 제동이 걸리면서 무산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후 이슬람권 7개국 중 이라크를 제외한 나머지 6개국 국적자의 입국을 잠정 금지하고, 또 기존 비자 발급자와 영주권자에 대해서는 미국 입국을 허용하는 다소 완화된 수정 행정명령을 내놓았으나 이마저도 하와이 주 연방지방법원의 금지명령으로 중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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