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시장법 위반' 이상준 골든브릿지 회장 벌금형 확정
불법 신용공여 혐의 중 일부 유죄 확정…기업어음 매입 통한 신용공여는 무죄
(서울=연합뉴스) 임순현 기자 = 계열사 간 빌딩 월세계약을 전세계약으로 전환시켜 임차인인 계열사가 임대인인 계열사에 58억원을 지급하게 하고, 그 가운데 44억원을 다시 모기업에 대여하도록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상준(60) 골든브릿지 금융그룹 회장에게 벌금 3천만원이 확정됐다.
대법원 3부(주심 박보영 대법관)는 26일 편법으로 금융투자업자인 계열사가 대주주인 모기업에 신용을 공여하게 한 혐의(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위반)로 기소된 이 전 회장의 상고심에서 벌금 3천만원을 선고한 원심 판결을 확정했다.
재판부는 "유죄를 인정한 원심 판결의 이유를 기록에 비춰 살펴보면 자유심증주의이 한계를 벗어나거나 관련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고 판단했다.
이 전 회장은 2010년 12월 골든브릿지의 계열사인 골든브릿지투자증권과 노마즈 사이의 빌딩 월세계약을 전세계약으로 전환시킨 후, 골든브릿지투자증권이 노마즈에 지급한 전세금 58억8천938만원 중 44억5천만원을 다시 골든브릿지에 대여하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그는 또 같은 시기에 골든브릿지투자증권이 계열사인 골든브릿지캐피탈의 기업어음(CP) 1천245억원을 매입하게 한 뒤, 매입금액 중 433억7천만원을 골든브릿지에 대여하게 한 혐의도 받았다.
이 회장은 이런 식으로 마련한 자금을 또 다른 계열사인 골든브릿지저축은행의 유상증자 대금으로 사용했다.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자본시장법)은 금융투자업자는 대주주에 재산의 대여나 채무이행의 보증 등 신용을 공여하지 못하도록 한다. 골든브릿지투자증권은 금융투자업자로 등록돼 있고, 골든브릿지는 골들브릿지투자증권의 모기업이자 대주주다.
검찰은 이 회장이 다른 계열사인 노마즈나 골든브릿지캐피탈을 이용하는 방식으로 사실상 골든브릿지투자증권의 재산을 골든브릿지에 대여하게 한 것으로 보고, 이 회장을 자본시장법 위반으로 기소했다.
1심은 "주주들을 적지 않은 신용위험에 노출시켜 금융투자업에 대한 건전성에 위험을 끼쳤다"며 징역 10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하지만 2심은 "골든브릿지투자증권의 골든브릿지캐피탈 기업어음 매입은 법이 허용하는 행위"라며 이 회장의 혐의 중 일부가 무죄라고 판단해 벌금 3천만원으로 형을 낮췄다.
대법원도 2심의 판단이 옳다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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