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종대교 날씨따라 제한속도 바꿨더니…과속적발 '급증'
시속 30∼100㎞ 등 5단계…한 달간 총 2만1천722대
(인천=연합뉴스) 손현규 기자 = 2년 전 국내 최다 추돌로 기록된 '106중 교통사고'가 발생한 인천 영종대교에서 경찰이 기상 상황에 따라 차량 제한속도를 바꾸는 과속 단속을 시행하자 한 달 사이 2만 대가 넘게 적발됐다.
인천지방경찰청은 지난달 27일부터 이달 23일까지 인천국제공항고속도로 영종대교 구간에서 총 5단계의 '가변형 구간 과속 단속'을 시행한 결과 과속 차량 2만1천722대를 적발했다고 26일 밝혔다.
이 가운데 제한속도가 시속 100km일 때 차량 7천929대, 시속 80km일 때 1만3천793대가 적발됐다.
경찰은 이 기간 영종대교의 평상시 차량 제한속도인 시속 100km에서 80km로 10차례 낮췄다. 9차례는 비가 내려 노면이 젖었을 때였고, 나머지 한 차례는 안개로 인해 가시거리가 250m 이하였을 때였다.
제한속도가 시속 100㎞ 일 때는 시간당 영종대교 통행 차량 3천 대 중 13대가 적발돼 위반율이 0.43%에 그쳤지만, 시속 80㎞로 제한속도를 낮추자 2천200대 중 330대나 적발돼 위반율이 14.71%로 치솟았다.
이 때문에 경찰이 지난해 12월부터 3개월간 영종대교에서 가변형 구간 과속 단속을 시범 운영한 뒤 정식 단속을 시행했지만 홍보가 부족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내비게이션도 현재까지 날씨에 따른 구간 제한속도 알림은 반영되지 않는다.
경찰 관계자는 "아직 시행 초기여서 기상 상황에 따라 영종대교의 제한속도가 바뀌는 사실을 모르는 운전자가 많은 것 같다"며 "날씨가 좋지 않은 날 영종대교를 통과할 때는 대교 상단의 상황판에 뜨는 제한속도를 확인해 달라"고 당부했다.
가변형 구간 과속 단속은 강우, 강설, 강풍, 안개 등 기상 상황에 따라 도로를 폐쇄하거나 제한속도가 시속 30·50·80·100㎞ 등으로 나뉜다.
호우경보가 내려지거나 적설량 2㎝ 이상일 때, 초속 20m 이상의 강풍이 불거나 안개로 인한 가시거리가 100m 이하일 때 제한속도는 시속 50㎞이다.
노면이 젖거나 2㎝ 이하의 적은 눈이 내렸을 때는 시속 80㎞를 넘길 수 없다. 평상시에는 시속 100㎞로 제한속도를 유지한다.
경찰은 영종대교 내 양방향 7∼8㎞ 구간 8차로에 과속 단속 카메라 16대를 설치해 속도위반 차량을 집중적으로 단속하고 있다.
이는 2년 전인 2015년 2월 11일 영종대교에서 안개와 운전자 부주의 등으로 106중 추돌사고가 발생한 데 따른 후속 조치다.
'국내 최다 추돌'로 기록된 이 사고로 필리핀 국적의 여성(58) 등 3명이 숨지고 129명이 다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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