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트플립은 역시 한국이야' MLB닷컴, 이대호 주목
(서울=연합뉴스) 신창용 기자 = 한국의 KBO 리그에서는 배트를 던지는 장면이 흔하지만, 매너를 중요하게 여기는 메이저리그에서는 일종의 불문율로 금지돼 있다.
금기는 욕망을 더욱 자극한다. 메이저리그가 한국의 배트 플립(일명 방망이 던지기)에 유독 큰 관심을 보이는 이유다.
이번에는 6년 만에 친정팀으로 복귀한 이대호(35·롯데 자이언츠)가 메이저리그의 레이더망에 딱 걸렸다.
메이저리그 공식 사이트인 MLB닷컴은 26일(한국시간) 이대호의 배트 플립에 주목했다.
이대호는 전날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와 홈 경기에 6회말 선두타자로 나서 상대 선발 카를로스 비야누에바를 상대로 풀카운트에서 파울을 기록한 뒤 배트를 던졌다.
몸쪽 높은 공이었다. 자신이 노린 공이 들어오자 이대호는 크게 배트를 휘둘렀고, 홈런을 예감한 듯 배트를 내던지는 동작 직전까지 갔다.
하지만 타구는 포수 뒤쪽을 넘어가는 파울이 됐고, 이대호는 배트를 내던지려다가 그냥 손에서 놨다. 많이 아쉬웠던 듯 이대호는 몸을 좌우로 크게 비틀기도 했다.
MLB닷컴은 "일반적으로 배트 플립은 작고 흰 야구공을 매우 멀리 날려 보냈을 때 넘치는 기쁨을 표현하기 위한 자축의 의미로 한다"며 "하지만 전 메이저리거인 이대호는 좌절감을 표시하기 위해 배트 플립을 했다"고 소개했다.
이어 이대호의 춤사위에 가까운 동작을 언급하며 "6개월 뒤면 배트 플립으로만 이뤄진 현대무용을 볼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고 촌평했다.
이대호는 지난해 시애틀 매리너스 소속으로 뛸 때 시원한 홈런을 때려낸 뒤 타구를 응시하다 배트를 더그아웃 쪽으로 던져 배트 플립 아니냐는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이대호는 경기 후 "고의가 아니었다"고 해명했으나 스콧 서비스 시애틀 감독도 이대호를 따로불러 얘기를 나누기도 했다.
메이저리그에서 한 차례 홍역을 치른 이대호는 물론 한국에서는 그럴 필요가 없다.
올 시즌 메이저리그에 도전장을 내민 황재균(30·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은 바다를 건너기 전에 이미 미국 야구팬 사이에서 유명 인사였다.
홈런을 친 뒤 타구를 지켜보고, 또 방망이까지 휙 집어 던진 '배트 플립' 동영상이 널리 알려진 덕분이다.
메이저리그에서는 타자가 홈런을 친 뒤 타구를 감상하거나, 배트 플립을 하는 등의 행위를 할 경우에는 벤치 클리어링으로 번지기도 한다. 해당 타자는 다음 타석에서 공에 맞을 각오를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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