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어등산 관광단지 조성사업 '주춤'
공모 앞두고 민관위원회 구성 의견 수렴 추가
(광주=연합뉴스) 송형일 기자 = 10년 넘게 제자리걸음을 해온 광주 어등산 관광단지 개발사업이 새 민간사업자 공모 절차가 지연되면서 다시 주춤거리고 있다.
애초 이달 중으로 공모에 들어갈 계획이었으나 공모 안 법률 자문이 늘어진 데다 민관위원회 의견 수렴 절차가 추가됐다.
광주시는 이달 중 20여명으로 민관위원회를 구성, 공모 안에 대한 조언을 받기로 했다고 26일 밝혔다.
민관위원회는 지방의원, 전문가, 주민, 시민단체, 공무원 등으로 구성되며 사업자 선정을 위한 공모 전반에 대해 자문을 하게 된다
애초 전반적인 사업제안서 작성기준, 평가분야, 배점기준 등 공모 안은 마련됐으나 윤장현 시장이 민관위원회의 의견 수렴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민간투자법, 관광진흥법 등 법률적 내용과 다른 지자체의 공모 사례 비교 등을 하는 법률자문은 이달 중으로 나올 전망이다.
광주시는 제안서 접수와 평가 등 8월 말까지 공모 절차를 마무리해 우선 협상 대상자를 선정할 계획이다.
사업 추진 주체인 광주도시공사와의 협약이 끝나면 실시설계와 함께 기초적인 부지정리 등은 곧바로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일부 사회단체가 여전히 민간개발에 부정적이어서 이들의 설득 여부가 사업 조기 착공의 관건이 될 전망이다.
광주시는 지난해 7월 용역과 민간위원회 구성 등을 통해 숙박시설 축소, 상가시설 확대, 민간개발방식(민자유치)을 결정했다.
개발면적은 공공 및 편익시설(12만7천㎡), 휴양·문화시설(14만4천㎡), 숙박(1만6천㎡), 상가시설(12만9천㎡) 등이다.
특히 숙박시설은 14만5천여㎡에서 10분 1 수준으로 줄고 대신 상가시설은 2만4천여㎡에서 5배 이상 늘렸다.
이 개발방향은 광주시가 애초에 밝힌 공공성과 수익성의 조화, 시 재정부담 최소화 등의 개발 원칙과는 다소 거리가 있어 시민사회단체가 반발하는 빌미를 주고 있다.
사업추진에만 급급하다 보니 민자유치에 유리한 판매시설 면적만 대폭 늘렸다는 지적도 나온다.
사업 후보지는 교통 접근성이 워낙 좋은 데다 시가 판매시설 면적을 대폭 늘리기로 해 눈독을 들이는 대기업이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사업은 군부대 포 사격장으로 황폐화한 어등산 일원(273만6천㎡)에 천년의 빛 등 각종 유원지, 골프장, 경관녹지 등을 조성하는 것이다.
2005년 첫 삽을 떴지만, 수년이 걸린 불발탄 제거와 경기불황, 민간업체 자금난, 공공시설 개발부담에 따른 수익성 결여까지 겹쳐 골프장 조성 이외에는 전혀 진척이 없다.
광주시 관계자는 "어등산 관광단지를 개발해야 한다는 당위성은 명확한 만큼 사업추진에 속도를 낼 생각이다"며 "대승적 차원에서 이 프로젝트를 봐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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