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사상 최대 합동타격시위"…美항모·수도권 겨냥(종합2보)
잠수함·전투기·포 등 재래식 무기 동원…훈련 대신 '시위' 표현
김정은 참관, 복직 추정 김원홍 참석해 '눈길'
(서울=연합뉴스) 홍국기 기자 = 북한이 창군 85주년이었던 지난 25일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참관한 가운데 건군 사상 최대 규모의 군종 합동타격시위를 진행했다고 노동신문 등 북한 관영 매체들이 26일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전날 오전 10시 강원도 원산비행장에 도착한 김정은은 박정천 포병국장(육군 상장)의 영접보고를 받은 뒤 검은색 벤츠 승용차를 타고 북한 해군, 항공·반항공군, 전선 최정예 포병 무력을 사열했다.
이들과 함께 훈련이 진행될 화력 진지로 이동한 김정은은 감시소에 올라 이날 계획에 대한 보고를 받고 진행 명령을 내렸다.
신문은 "잠수함들이 신속히 침하해(잠수해) 적 함선들에 강력한 어뢰 공격을 들이댔다"면서 "초저공으로 바다 우(위)를 스칠 듯이 날며 목표 상공에 진입한 추격기, 습격기, 폭격기들에서 멸적의 폭탄들이 불소나기 마냥 쏟아졌다"고 전했다.
신문이 이날 공개한 사진을 보면 '수호이-25' 폭격기와 '미그 23' 전투기, 여러 척의 잠수함 등 재래식 무기가 동원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미국이 최근 한반도 해역으로 배치한 미국 핵 추진 항공모함 칼빈슨호(CVN 70) 전단을 우선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북한이 훈련이라는 용어 대신 이례적으로 '시위'라는 표현을 사용한 점도 이를 뒷받침한다. 시위는 사전적으로 위력이나 기세를 떨쳐 보인다는 뜻이다.
신문은 이어 "수 킬로미터 해안가에 즐비하게 늘어선 300여 문의 '대구경 자행포'(우리의 자주포에 해당)들이 일제히 포문을 열었다"고 밝혔다.
북한이 최전방 지역에 집중적으로 배치한 화포는 유사시 북한이 가장 먼저 사용할 공격 무기다. 최대 사거리가 40∼50㎞에 달해 수도권 북부뿐 아니라 남부지역 일부도 사정권에 들어가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동엽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먼바다에서 북한에 미사일을 쏘는 함정과 공습을 하는 전투기가 있는 칼빈슨 항모전단을 겨냥하는 동시에, 선제타격을 당하면 수도권과 서북 5개 도서 등에 즉각 보복할 수 있다고 위협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이날 북한군 황병서 총정치국장, 리명수 총참모장, 박영식 인민무력상, 리영길 총참모부 작전총국장, 조남진 총정치국 조직부국장, 렴철성 총정치국 선전부국장, 조경철 보위국장 등 군 수뇌부가 김정은을 맞이했다.
김정은은 "장장 85성상 승리의 한길을 걸어온 우리 혁명무력이 오늘 최첨단 공격수단들을 다 갖춘 천하무적의 강군으로 장성·강화됐다"며 "당에 무한히 충직한 영웅적 조선인민군이 있는 한 사회주의 조국은 금성철벽이며 이 땅 우에(위에) 최후승리의 새 아침이 찬연히 밝아오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숙청된 것으로 알려졌다가 지난 김일성 105번째 생일을 기념한 북한군 열병식에서 대장 계급장을 달고 주석단에 모습을 다시 나타낸 김원홍이 이날 행사에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다만, 북한 매체들은 그의 직함을 언급하지 않아 김원홍이 국가보위상에 복직됐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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