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룰라, 총파업 앞두고 연금·노동 개혁 움직임 강력 비판
2018년 대선 겨냥 "여론조사에서 우파 후보 실종"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통신원 = 브라질 좌파 노동자당(PT)의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전 대통령이 미셰우 테메르 대통령 정부가 추진하는 연금·노동 개혁을 강하게 비판했다.
룰라 전 대통령은 25일(현지시간) 라디오 방송 인터뷰를 통해 우파 성향의 테메르 정부가 국민적 합의 없이 일방적으로 개혁 조치를 밀어붙이고 있다고 주장했다.
룰라는 노동자당 정권(2003∼2015년)에서도 개혁이 추진됐으나 정치권과 국민의 합의를 이루지 못해 중단된 사실을 언급하면서 "현재 의회에서 논의되는 개혁안들은 정당 간에 공감대도 형성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테메르 정부는 재정적자를 해결하기 위해 20년간 예산지출 규모를 실질적으로 동결하는 고강도 긴축 조치를 지난해 마련한 데 이어 올해 들어서는 연금 개혁과 노동법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
이에 대해 최대 노조인 중앙단일노조(CUT)를 비롯한 노동계는 강하게 반발하면서 연금·노동 개혁과 기업의 아웃소싱 허용 등에 반대하는 총파업을 오는 28일 벌이기로 했다.
이번 총파업에는 8개 대형 노조가 참여할 것으로 알려졌으며, 이들 노조의 조합원을 합치면 1천만 명을 넘는다.
노동계는 지난 1986년 화폐개혁에 반대해 벌어진 총파업 이후 30년 만에 가장 큰 규모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가톨릭계도 "연금·노동 개혁이 시민의 기초적인 권리를 제쳐놓은 채 시장의 요구에만 맞춰 추진돼서는 안 된다"면서 "시민사회가 논의 과정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룰라 전 대통령은 우파 진영이 자신의 2018년 대선 출마를 막으려 한다고 비난했다.
룰라는 특히 자신을 둘러싼 부패 의혹과 관련해 가장 공세적인 브라질사회민주당(PSDB)을 겨냥해 "여론조사에서 PSDB 후보들은 거의 보이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실제로 대부분 여론조사에서 룰라가 2018년 대선 주자 가운데 지지율 선두를 달리고 있다.
지난해 12월 다타폴랴(Datafolha) 조사와 올해 2월 MDA 조사에서 룰라는 지지율 1위를 차지했다. 지난주에 나온 이보페(Ibope) 조사에서는 9명의 대선 주자 가운데 룰라의 당선 가능성이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룰라는 부패와 돈세탁 등 혐의로 수차례 기소됐으며, 다음 달 연방법원에 출두해 부패 의혹에 관해 진술할 예정이다. 재판에서 유죄가 인정되면 대선 출마가 사실상 어려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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