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두환 회고록' 대응한 책 '전두환 타서전' 출간
전두환 전 대통령 관련 신문기사 모아
(서울=연합뉴스) 황희경 기자 = 최근 출간된 전두환 전 대통령의 회고록 내용을 두고 논란이 인 가운데 회고록에 대응하는 책 '전두환 타서전'이 나왔다.
제목의 '타서전'(他敍傳)은 스스로 쓴 전기인 '자서전'이 아닌, 다른 사람이 서술한 전기라는 의미다. 책은 전 전 대통령과 관련된 신문기사를 모아 전 전 대통령의 '타서전'을 만들어냈다.
책은 역사편찬체제 중 '기사본말체'(紀事本末體) 형식의 서술방식을 택했다. 기사본말체는 인물이나 연대가 아닌 사건에 초점을 맞춘 역사편찬체제다. 사건의 명칭을 제목으로 내걸고 그에 관련된 기사를 모두 모아 사건의 전말을 알 수 있게 하는 방식이다.
책은 전 전 대통령이 역사의 전면에 나서는 계기가 됐던 박정희 전 대통령 유고를 보도한 1979년 10월27일자 신문기사부터 시작해 광주민주화운동, 삼청교육대, 김대중 사형선고, 90.23% 득표율로 대통령 당선, 박종철 고문치사사건, 1986년 아시안게임, 연세대생 이한열군 사망, 대한항공기 폭파사건, 전두환 전 대통령에 대한 사형선고 등 그와 관련된 역사적 사건들을 제목으로, 해당 사건을 보도한 신문기사 106건을 나열한다.
책에는 신문기사 외에는 주관적 평가는 전혀 들어있지 않다. 전 전 대통령과 관련 사건, 인물에 대한 평가는 수록된 기사를 통해 독자들이 판단하게 하도록 하기 위해서다.
책 자체에는 주관적 평가가 없지만, 책이 의미하는 바는 엮은이들의 글에서 짐작할 수 있다. 책을 엮은 역사연구자 정일영·황동하씨는 머리말에서 이렇게 말한다.
"이 책은 분명 '전두환 회고록에 대응하는 책이지만 그를 위해 만든 책이 아니다. 우리가 어떤 시대를 살아왔고 어떤 일을 겪어 왔는지 돌아보고 또 기억하기 위한 책이다. 그 삼엄한 시대를 거치고서도, 고작 30여 년이 지난 지금 우리는 떨어져 나간 '살점들'을 잊었다. 그리하여 전두환을 웃음으로 이야기하고, 심지어 누군가는 그때가 살기 좋았다고 말하기도 한다. 운 좋게 별 탈 없이 그 시대를 거쳐 살아 있기 때문에 웃고 말하고 기억할 수 있다는 걸 잊은 채. 그리고 그 망각의 틈을 이용하여 누군가는 제멋대로 과거를 '회고'한다. 그또한 그의 자유라고 할지 모른다. 그렇다면 우리 사회는 과연 피해자와 소수자에게 어떤 권리와 자유를 주었는가?"
서해문집의 임프린트(하위브랜드)인 '그림씨'가 펴낸 첫 책이다. 336쪽. 1만8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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