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심우준의 성장과 번트…"눈·발도 이용해야죠"
(서울=연합뉴스) 최인영 기자 = 프로야구 kt wiz 심우준(22)은 한때 '파워 유격수'를 꿈꿨다.
고졸(경기고) 신인으로 2014년 입단, 올해 프로 데뷔 3년 차인 그는 여전히 팀에서 손꼽는 유망주로 꼽힌다.
길지 않을 수도 있는 지난 2년이라는 시간에 심우준은 변화했다. 여러 경험을 하면서 성장했다.
한 가지 눈에 띄는 점은 타석에서 번트 자세를 많이 취한다는 것이다.
테이블세터나 하위 타선에 배치되는 상황상 작전 지시를 많이 받기도 한다.
때로는 주자가 없을 때도 번트를 시도한다. 심우준 자신의 판단에서다.
이에 대해 심우준은 "작년보다는 번트를 많이 대고 있다"며 "빠른 발을 이용하려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번트 안타에 자신감이 있는 것은 아니다"라며 "제가 타석에 섰을 때 상대 내야수들의 위치가 뒤에 있으면 번트를 해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타석에서 상대 수비 위치의 변화까지 눈에 들어오게 된 것은 심우준에게 긍정적인 변화다. 야구 시야가 넓어졌다는 의미로 봐도 되냐는 질문에 심우준은 "그런 것 같다"며 웃었다.
그는 "좋은 결과가 나와서 다행"이라고 말했다.
심우준은 올 시즌 54타수 14안타(0.259)를 기록 중이다. 내야 안타는 3개이고, 그중에서도 번트 안타는 1개다.
'파워 유격수' 희망에 대해서는 "첫해에 생각 없이 내뱉은 말이었다"며 "지금은 부족함을 느낀다. 2년간 많은 것을 느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차근차근 쌓아 올리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수비 위치도 '백업 유격수'에서 '주전 3루수 후보' 조정된 상태다.
주전 경쟁은 심우준의 최대 현안 중 하나다.
그는 kt 3루를 둘러싸고 스프링캠프 때부터 정현, 김연훈, 김사연 등과 경쟁했다. 최근 김연훈이 2군으로 내려가고 김사연은 외야로 이동했지만, 트레이드로 롯데 자이언츠에서 이적한 오태곤이 내야 경쟁에 가세해 안심할 수 없다.
지난 19일 KIA 타이거즈전에서 결승타를 쳤을 때도 심우준의 머릿속에는 번트와 경쟁이 자리 잡고 있었다.
1-1로 맞선 5회말 무사 2루, 심우준은 보내기 번트 지시를 받고 타석에 섰다. 그런데 두 차례 번트에 실패하고 만다.
심우준은 강공 자세를 취하면서 '이번에 안타 못 치면 다시 벤치에 앉아야 하나?'라고 생각했다고 한다.
더욱 집중력을 발휘한 심우준은 KIA 고효준의 6구째를 타격해 좌익수 왼쪽 2루타를 만들고 주자 박기혁을 홈으로 불러들였다. 심우준의 이 타점으로 kt는 2-1로 승리할 수 있었다.
심우준은 올 시즌 타격 자신감을 안고 시작했다. 시범경기에서 타율 0.382로 타율 2위에 올랐던 것이다.
심우준은 "시범경기에서 어느 정도 자신감이 생겼다"며 "그때의 타격 영상을 보며 지금과 어떤 점이 달랐는지 분석하면서 감을 되찾고 있다"고 말하면서 전력분석원·코치들에게 감사 인사도 잊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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