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한 美 8군사령부 용산→평택 이전 시작…워커 장군 동상부터
8군사령부 본대 6월말 이전 완료, 주한미군사령부 11월 완료
(서울=연합뉴스) 이영재 기자 = 주한미군의 지상 전력을 관할하는 미 8군사령부가 25일 서울 용산에서 경기 평택으로 기지를 옮기는 작업에 착수했다.
미 8군사령부는 "오늘 오전 용산기지에 있는 사령부 영내에서 월튼 워커 장군 동상 이전 기념식을 거행했다"며 "기념식은 사령부의 평택 이전을 시작하는 행사"라고 밝혔다.
토머스 밴달 미 8군사령관이 주관한 기념식에는 한미 양국 군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워커 장군 동상은 평택 기지인 '캠프 험프리스'로 옮겨질 예정이다.
월튼 워커(1889∼1950) 장군은 6·25 전쟁 당시 미 8군사령관으로 대한민국을 지킨 지휘관이다. 전쟁 첫해 결연한 의지로 낙동강 방어선을 사수한 그는 인천상륙작전으로 패퇴하는 북한군을 쫓아 북상하던 중 경기도 지역에서 교통사고로 숨을 거뒀다.
미 8군사령부의 평택 이전은 한미 양국 합의로 진행 중인 주한미군 평택 이전 사업의 일부다.
주한미군 평택 이전 사업은 전국에 흩어져 있는 주한미군 기지를 통·폐합해 안정적 주둔 환경을 만들기 위한 것으로, 2003년 한미 양국 정상 합의에 따라 본격적으로 추진됐다.
주한미군의 중·대대급 부대 이전은 2013년부터 진행됐지만, 미 8군사령부는 지난달 선발대 이전을 한 데 이어 오는 6월 말까지 본대 이전을 완료할 계획이다. 주한미군사령부의 이전은 올해 11월쯤 끝날 것으로 알려졌다.
한미 양국은 주한미군 평택 이전 사업을 올해 안으로 마무리할 방침이다. 국방부 주한미군기지 이전 사업단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으로 사업의 진척도는 94%에 달한다.
주한미군 평택 이전 사업이 마무리되면 전국 91곳에 산재한 낡은 시설을 쓰던 미군이 평택·오산의 중부권과 대구·왜관·김천의 남부권으로 재배치돼 좋은 환경에서 효율적으로 전력을 운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사업의 재정적 규모는 16조원에 달한다. 이 가운데 용산기지를 옮기는 사업 비용(약 9조원)은 한국 측이, 의정부와 동두천 등의 기지를 이전하는 사업 비용(약 7조원)은 미국 측이 부담한다.
정부는 주한미군 평택 이전으로 반환되는 기존 기지를 매각하는 방식으로 사업비를 조달하고 있다. 반환 기지는 용산기지를 비롯해 서울 지역 10곳과 경기 지역 22곳을 포함해 47곳이다. 이들 가운데 7개 기지의 매각이 완료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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