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비린내 진동한 주말'…멕시코 마약조직 범죄에 35명 사망
(멕시코시티=연합뉴스) 국기헌 특파원 = 멕시코에서 마약조직의 총격전과 살인 등으로 지난 주말 동안 최소 35명이 사망했다고 엘 우니베르살 등 현지언론이 2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전날 북서부 시날로아 주에서는 마약범죄와 연관된 12명이 각기 다른 사건으로 숨졌다.
시날로아 주는 멕시코 마약왕 호아킨 구스만이 이끌던 시날로아 카르텔의 본거지다.
탈옥한 구스만이 지난해 1월 체포된 뒤 세력이 약화한 틈을 타 다른 마약조직이 시날로아 주에서 세력을 확장하려고 시도해왔다.
이 과정에서 시날로아 카르텔과 다른 마약조직 간의 총격전이 수시로 벌어지고, 시날로아 카르텔 내에서도 구스만의 공백을 메우기 위한 권력 암투가 치열하고 전개되고 있다. 구스만은 올해 1월 미국 뉴욕으로 신병이 인도돼 현지서 재판을 받고 있다.
서부 미초아칸 주에서도 전날 마약조직 간에 총격전이 벌어져 9명이 사망했다. 총격전은 외딴 산악지역에 있는 추루무코 시에서 발생했다. 추루무코는 게레로 주와 인접해 있다.
태평양 휴양도시인 아카풀코를 비롯한 게레로 주와 멕시코만에 접한 베라크루스 주에서도 지난 주말 동안 각각 8구와 6구의 시신이 각각 발견됐다.
멕시코에서는 엔리케 페냐 니에토 대통령이 집권한 이후 마약조직의 범죄가 절정을 향해 치닫고 있다.
올해 1∼3월 멕시코에서는 전년 동기보다 29% 늘어난 5천775명이 살해돼 최소 20년래 가장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
3월에만 2천20명이 살해돼 2011년 여름 이후 6년 만에 최대 수준을 기록했다.
2001년에는 미국과의 국경도시인 시우다드 후아레스에서 마약조직 간에 유혈 쟁투가 벌어져 피살자가 급증했지만, 올해는 전국적으로 살인사건이 고르게 늘었다.
전국적인 살인 증가 현상은 내년에 치러질 대선에서 니에토 대통령이 이끄는 집권여당인 제도혁명당(PRI)에 불리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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