伊, 佛대선 1차투표 결과에 안도·기대·실망 교차
"유럽운명 짊어진 마크롱이 결국 승리" vs "유럽정치에 변화의 바람"
(로마=연합뉴스) 현윤경 특파원 = 프랑스 대선이 중도신당 '앙 마르슈(전진)'의 에마뉘엘 마크롱 후보와 극우정당 국민전선(Front National) 마린 르펜 후보의 맞대결로 압축되자 이탈리아 정치계에서는 안도와 기대, 실망이 교차했다.
집권 민주당은 유럽 잔류파인 마크롱 후보의 결선 진출로 유럽 탈퇴파들끼리 결선에서 맞붙는 최악의 상황을 면한 것에 안도했다.
이탈리아 정부에서 유럽 담당 부처 차관을 맡고 있는 산드로 고치는 23일(현지시간) "(유럽연합(EU) 잔류파인 마크롱이 1위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이번 선거 결과는 유럽이 여전히 살아있으며, 강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공포와 거부에 기초한 르펜의 정치는 결국 패할 것임을 확신한다"고 말했다.
안드레아 오를란도 법무장관도 "르펜이 승리하면 EU는 붕괴하기 시작하고, 파시스트 세력이 득세할 것"이라며 유럽의 운명을 두 어깨에 짊어진 마크롱이 결선투표에서도 선전할 것을 기원했다.
국민전선처럼 EU와 난민에 반대하는 이탈리아 극우정당 북부동맹의 마테오 살비니 대표는 프랑스 대선으로 사회당과 공화당의 60년 양당 정치의 아성이 무너진 것에 주목하며 "프랑스발 변화의 바람이 불었다"고 환영했다.
그는 "이번 프랑스 대선이 마테오 렌치 전 총리와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에게 주는 메시지는 분명하다"며 "전통적인 정당에 종언이 닥쳤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집권 민주당 소속의 렌치 전 총리와 우파 정당 전진이탈리아(FI) 대표로 3번이나 총리를 역임한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는 이탈리아 양당 정치를 대표하는 정치인으로 인식된다.
살비니 대표는 이어 "결선 투표에서 르펜 후보가 승리하는 것은 어렵겠지만 불가능한 일은 아니다. 이제 브뤼셀이라는 감옥에서 유럽을 해방할 때"라고 말하며 르펜에게 행운을 빌었다.
우파 성향의 이탈리아형제당의 조르지아 멜로니 후보 역시 선거 직후 트위터에 거대 양당 정치에 균열이 가해졌다며 "국민과 함께 기득권에 저항하는 르펜 힘내라"는 글을 남겨 르펜 지지 의사를 밝혔다.
반면, 집권 민주당이 마테오 렌치 전 총리 시절 너무 오른쪽에 치우친 정책을 펼쳤다는 불만을 표출하며 분리해 나간 민주혁신당(MDP)은 집권 사회당의 브누아 아몽 후보의 결선 진출 실패와 관련, 애석함을 표현했다.
MDP 소속의 아르투로 스코토 의원은 "유럽의 사회주의가 멸종 위기에 처했다. 아몽의 패배는 이탈리아를 비롯한 유럽의 모든 사회주의자들에게 울린 조종"이라고 말했다.
ykhyun1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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